위/아래로 스크롤 하세요.
영웅전설 1권(23화)
9. 실력을 키우다(3)
“브레인 님, 안에 계십니까?”
“무슨 일이오?”
브레인은 수련을 하는 동안은 아무도 출입을 시키지 말라고 지시를 내렸는데, 제이슨이 직접 자신을 찾아왔다면 무언가 일이 있다고 판단이 되었다.
“전에 저와 함께 경매장에 가신 기억이 나십니까?”
브레인은 제이슨의 말을 듣고는 예전에 보석을 경매해 달라고 하였던 기억이 났다.
“알고 있소. 그런데 경매는 왜 묻는 것이오?”
“경매장에서 제이코 님이 다녀가셨습니다. 경매가 끝났다고 전하고 가셨습니다.”
“다른 말을 하지 않고 갔소?”
브레인은 경매가 끝났다고 하니 얼마에 팔렸는지가 궁금했다.
“보석이 이십만 골드에 팔렸다고 하였습니다. 커미션으로 일만 골드를 제해도 십구만 골드라고 합니다.”
제이슨의 말에 브레인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작은 보석 하나가 그 정도가 가치가 있는지는 정말 몰랐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있는 보석 중에 가장 작은 것을 팔려고 하였는데, 그 정도의 가치를 가졌으면 이는 자신이 엄청난 부자라는 말이었다.
“허어, 비싸게도 팔렸네. 좋은 소식을 전해 주어 고맙지만, 제이코 경에게 수련을 마치고 간다고 전해 주시오.”
“알겠습니다. 수련을 방해해서 죄송합니다.”
제이슨은 수련을 하는 사람에게 이런 소식도 독이 된다는 것을 알기에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였다.
하지만 안에서는 더 이상 말이 없었다.
브레인은 다시 수련에 집중하였기 때문이다.
돈이야 나중에 찾으러 가면 되지만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수련은 지금이 아니면 힘들었다.
깨우침을 가졌을 때 더욱 몰아붙여야 했다.
마스터의 몸을 가지고 이제 검술에도 새로운 눈을 뜨고 있는 브레인이었다.
브레인이 그렇게 열심히 수련을 하고 있을 때 저택을 유심히 살피는 눈길이 있었다.
바로 어세신 길드의 마스터였다.
“저택으로 잠입은 그리 어렵지 않은데 수련을 한다고 지하에 처박혀 있으니 방법이 없네.”
브레인이 있는 지하에도 찾아갔지만 문제는 철문으로 되어 있어 들어갈 방법이 없었다.
암살을 하려면 상대가 보여야 암살을 할 것이 아닌가.
상대가 숨어 있으니 암살을 하려고 해도 암살을 할 수가 없었다.
어세신 길드 마스터는 브레인이 수련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는 아직 기다려야 한다고 보았다.
결국 시간이 지나야 해결이 되는 그런 의뢰였다.
“형이 많이 기다리고 있을 텐데 미안하군.”
남자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조용히 사라졌다.
집을 지켜보고 있다고 해서 수련을 하는 사람이 나오는 것도 아니니 결국 철수를 하고 나중에 오기로 결정을 한 것이다.
브레인은 자신을 암살하려고 하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도 모르고 열심히 수련을 하고 있었다.
브레인은 지금 근위 기사단이 사용하는 검술을 배우고 있는 중이었다.
병사들의 검술은 이미 마스터를 하였다고 생각하고 이제는 기사들의 검술을 배우고 있는 중이었다.
“이거 기사단의 검술이라고 해도 상당히 어렵네. 최소한 마스터의 경지라면 근위 기사단이 사용하는 검술은 사용해야 하는 것 아닌가.”
브레인이 알고 있는 마스터의 상식은 아버지에게 들은 것뿐이었다.
하지만 제임스도 마스터에 대한 부분은 말로만 들은 것이라 상상으로만 가능한 경지였다.
지금의 말로 따지면 그랜드 마스터의 경지라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런 말을 듣고 자란 브레인이 생각하는 마스터의 경지는 얼마나 대단하겠는가 말이다.
“제기랄, 몸은 마스터인데 어째서 검술은 아직도 익스퍼트의 경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거야.”
브레인은 자신의 재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며 화를 냈다.
브레인이 알고 있는 마스터의 경지와 현실의 마스터 경지가 다르니 당연한 결과였는데 말이다.
누가 보면 이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놈이라는 소리를 하겠지만 말이다.
브레인은 자신의 실력이 향상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원하는 바를 성취하지 못하고 있으니 솔직히 마음은 조급해지면서 짜증이 났다.
그래도 자신이 익히고 있는 검술이 대단한 것이라고 위안을 하며 다시 기사들의 검술에 매진을 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오로지 수련에 매진하는 방법밖에는 없다고 믿고 있어서였다.
저택에는 주인인 브레인이 수련을 한다고 조용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꽈르르 꽝!
갑자기 엄청난 굉음이 나면서 저택에 진동이 일어났다.
“무슨 소리야?”
“어, 어? 이거 땅이 왜 이래?”
병사들은 갑자기 진동이 일어나자 놀라 소리를 쳤다.
제이슨은 갑작스런 일이 발생하자 놀라기는 했지만 재빠르게 기사들과 병사들을 다독였다.
“진동은 금방 사라지니 병사들은 경비에 만전을 기하라. 그리고 기사들은 나를 따르라.”
제이슨은 혹시 있을 침입에 지하의 입구를 살피기 위해 움직이려고 하였다.
기사들은 제이슨의 외침에 바로 이동을 하였다.
제이슨은 기사들과 지하의 입구를 향했다.
지하의 입구에 자욱한 먼지가 날리는 것을 본 제이슨은 침입자가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다급해졌다.
“당장 안에 무슨 일이 있는지 조사한다. 모두 안으로 진입한다.”
챙챙챙!
제이슨의 명령에 기사들은 검을 뽑아 적의 공격에 대비를 하며 안으로 들어갈 준비를 하였다.
제이슨은 가장 선두에 서서 안으로 진입을 하였고 조금 안으로 들어가자 눈앞의 전경에 기겁을 하고 말았다.
“헉! 브레인 님!”
제이슨만 놀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내려온 기사들도 모두 놀라고 있었다.
자신들이 보고 있는 곳에는 그 단단하던 철문이 산산조각이 나 있었기 때문이다.
무슨 방법을 사용한지는 모르지만 저 단단한 강철 문을 박살 내고 나온 브레인이 지금 이들에게는 사람같이 보이지가 않았다.
“하하하, 제이슨 경 미안하오. 내가 조금 거칠어서 말이오.”
브레인은 제이슨을 보고 어색하고 미안한지 웃음으로 때우고 있었다.
제이슨은 브레인이 상당히 어색해한다는 것을 느끼고는 이내 기사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너희들은 당장 입구를 봉쇄하라. 누구도 침입을 못하게 하는 것이 임무이다.”
“예, 제이슨 님.”
“알겠습니다. 제이슨 님.”
기사들은 제이슨의 명령에 빠르게 나갔다.
기사들이 나가자 제이슨은 다시 브레인을 보고 입을 열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입니까?”
제이슨의 눈에는 온통 의문스러운 빛이 가득하였다.
브레인은 그런 제이슨을 보며 이 사람을 가문의 기사로 삼아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참에 제이슨을 우리 가문의 기사로 삼을까? 강한 검술과 마나 호흡법이라면 충분히 가능할 것 같은데 말이야. 저 정도면 사명감도 있고 사람도 정직하니 잘만 하면 좋은 기사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하지.’
브레인은 제이슨을 보며 갈등을 하고 있었다.
“제이슨 경, 잠시 나와 대화를 합시다.”
제이슨은 설명을 부탁하는 눈빛이었다가 갑자기 자신과 대화를 하자는 말에 이해를 하지 못하겠다는 눈빛을 하며 브레인을 바라보았다.
브레인은 그런 제이슨에게 가장 빨리 설명을 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제인슨 경, 나를 보시오.”
“무슨 말씀이신지…… 헉! 오… 오러 블레이드!”
제이슨은 브레인의 검에 선명하게 생성되는 오러 블레이드를 눈으로 보고 저절로 신음 소리가 나왔다.
마법사라고 알고 있는 브레인이 기사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 오러 블레이드를 만들었으니 놀라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10. 명예 공작이 되다(1)
제이슨은 브레인이 마스터의 경지에 오른 것을 확인하고는 바로 왕국에 보고를 하였다.
예전에 마법을 사용한 것은 아티팩트를 사용하였다는 것도 함께 첨부를 하여 보고를 하였다.
혹시나 왕국에서 실수를 하는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소드 마스터라는 경지는 아무나 오르는 그런 경지가 아니었다.
마스터는 정말 하늘이 내리는 그런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오르기 힘든 경지였기 때문이다.
헤이론 왕국에서는 제이슨의 보고에 난리가 나 버렸다.
제국의 귀족이 왕국에 와서 새로운 경지에 도달한 것은 축하해야 하는 일이었지만, 새로운 마스터의 등장은 왕국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었다.
“아니, 마법사라고 하지 않았소?”
“저도 그렇게 보고를 받았는데 마법사는 아니라고 합니다. 그날 마법을 사용한 것은 마법 물품을 이용하여 사용한 것이라고 합니다. 폐하.”
“이런, 그러면 진짜로 마스터의 경지에 올랐다는 말이오?”
“아직 확인을 하지는 않았지만 경비대의 기사가 직접 확인을 하였다고 하니 틀림이 없을 것입니다.”
왕국의 국왕은 브레인의 문제 때문에 한시도 편하지 않는다는 것이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제국의 귀족이 자신의 왕국에 와서 피해를 입은 것도 혹시 다른 뜻이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심이 들어서였다.
“혹시 말이오. 전에 암습을 받은 것도 자작극이 아니오?”
국왕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 문제였다.
마스터의 경지에 도달한 사람이라면 이미 최소한 익스퍼트 최상급의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는 이야기이니 당연히 의문이 들 수밖에 없었다.
귀족들도 국왕의 말을 들으니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폐하, 그 문제는 제가 확실히 알아보겠습니다. 일단 브레인 경이 마스터의 경지에 도달하였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왕국의 귀족 중에 가장 현명하며 독설가로 소문이 난 바이칼 후작의 말이었다.
유일하게 왕국에서 현자라는 말을 듣고 있을 정도로 모든 일을 현명하게 처리하는 인물이었다.
“오, 바이칼 후작이 그렇게 말을 하니 일단 기다려 보겠소. 부디 확실하게 일을 마무리해 주기를 바라오.”
“걱정하지 마시옵소서. 제가 직접 확인을 하겠습니다. 폐하.”
바이칼 후작은 브레인이 등장하고 왕국이 어수선해지고 있어 별로 마음이 들지 않았는데, 이번에 다시 일이 발생하자 이번에는 자신이 나서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왕국의 귀족들이 비상이 걸려 브레인에 대해 조사를 하고 있었지만 정작 당사자인 브레인은 지금 제이슨을 꼬시고 있는 중이었다.
“제이슨 경. 부탁이 있는데 들어주시겠소?”
“무슨 부탁이십니까.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들어 드리겠습니다. 브레인 님.”
제이슨은 존경이 어린 시선으로 브레인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스터라는 경지는 자신이 감히 상상도 하지 못하는 그런 경지였기에 브레인이 제이슨의 입장에서는 하늘같이 보였다.
“내가 헤이론 왕국에 저택을 마련하고 자리를 잡으려고 하는 것은 이곳에 거점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오. 그런데 아직 기사들이 없으니 제이슨 경이 나의 기사가 되어 주었으면 하오.”
브레인의 부탁에 제이슨은 눈이 번쩍 뜨이는 기분이 들었다.
마스터가 자신에게 기사가 되기를 청하고 있었다.
기사들의 우상인 마스터가 말이다.
제이슨은 경비대의 기사였기에 아직 모시는 주군이 없는 기사였다.
그러니 경비대를 그만두기만 하면 언제든지 주군을 모실 수가 있는 입장이었다.
제이슨은 정신이 번쩍 들었지만 바로 대답을 하지는 않고 잠시 고민을 하였다.
‘나에게 저런 말을 하시는 것은 나를 믿고 있다는 이야기이니 어떻게 해야 옳은 판단이 되는 것인가?’
자신도 마스터의 가르침을 받으면 앞으로 많은 발전이 있을 것이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었지만, 왕국의 귀족이 아닌 제국의 귀족이라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자신은 헤이론 왕국의 기사였기에 왕국에 충성을 하고 싶었다.
헤이론 왕국은 기사를 키우기 위해 무료로 다니는 아카데미를 만들었고 거기서 십 년이라는 시간 동안 기사의 수업을 받아 익스퍼트의 경지에 도달한 사람은 졸업을 시키고 있었다.
십 년 동안 무료로 배우고 익혀 익스퍼트의 경지에 도달하면 졸업과 동시에 오 년간은 의무적으로 왕국을 위해 근무를 하게 되었다.
제이슨은 오 년의 근무 시간도 끝이 났고 이제는 언제든지 떠날 수 있는 준비는 되어 있었지만 망설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