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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해의 제왕 1권(21화)
9. 파괴의 신(3)


포세이돈의 시야에 들어오는 심해의 괴수들이 포세이돈이 몸이 닿기 직전에 차례로 터져 나가며 황망하게 생을 마감해야만 했다.
심해의 거대 대왕 오징어, 500미터가 넘는 실라켄스, 마치 지면이 움직이는 착각을 일으키게 만드는 거대한 심해 가오리, 눈이 없는 심해 상어, 수십, 수백의 포식자들이 단지 포세이돈의 앞을 가로막았다는 이유로 죽어 나갔다.
펑, 펑, 펑, 펑!!
―끼에에에에엑!
―꾸아아아아악!
―끼야아악!
그들의 비명 소리가 심해 속으로 퍼져 나갔다.
―모두 죽인다! 모두!
포세이돈의 잔인한 의지가 주변으로 퍼져 나가자 포식자들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도 않는 심해의 모든 생명체들이 죽음을 맞이했다.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깊은 심해의 바다.
포세이돈의 독주를 막을 수 없을 것 같아 보이던 파괴의 현장에 수십, 수백의 괴수들이 몰려들었다.

심해 뱀장어[아르가스], 해저 수장룡[빅터르], 거대 식인어[샤르크]

그들 셋을 앞세우며 포세이돈의 앞을 막아선 수백의 심해 괴수들은 포세이돈의 광포한 기운에 대항하며 그에 맞섰다.
―크하하하하하하!!
포세이돈은 그들의 가소로운 행위에 광포한 웃음을 지으며 권능을 발현시켰다.
―터져라!!
수백의 괴수들을 향해 발현된 강력한 권능, 수중 염동력이 괴수들의 몸에 작용하는 순간.
―크아아아악!!
―끼에에엑!!
―칵!
콰아앙, 펑, 퍼어엉!
그 많은 수의 괴수들이 강력한 포세이돈의 권능에 터져 나갔다.
오로지 아르가스, 빅터르, 샤르크의 세 거대 괴수만이 안간힘을 쓰고 포세이돈의 권능에 대항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의 노력은 오래가지 않았다.
츠츠츳츳츳, 쩌어억!
―크아아악!!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비명을 지르는 그들의 온몸에 균열이 발상하기 시작했다.
쐐애애애액.
그 현상은 포세이돈이 다가갈수록 더욱 강해져 종국에는 포세이돈이 그들의 코앞에 다가선 순간.
콰아아아아앙!!
―크악!
이름을 가진 세 마리의 괴수들마저도 몸이 터져 나가며 죽음을 맞았다.
그들은 각자 심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괴수였지만 포세이돈의 힘 앞에 너무나도 쉽게 무릎 꿇은 것이다.
―크하하하, 나약한 생명체들아!!
그 이후로도 빠른 속도로 심해 속으로 헤엄치는 포세이돈을 막아서는 괴수들의 수는 숫자로 세기 힘들 정도로 막았다.
처음에는 포세이돈의 속도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았었다.
―그런 실력으로 감히 나를 막으려 하느냐?!
하지만 포세이돈이 더욱 깊은 심해 속으로 들어갈수록 그의 소리보다 빠른 속도가 점점 줄어들었다.
그의 앞을 막아선 괴수들의 힘이 심해 깊은 곳으로 들어갈수록 점점 강해지고 있다는 증거였다.
―이것들이!!
포세이돈의 주위로 거대한 소용돌이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그와 더불어 포세이돈과 괴수들의 사이에 심해임에도 불구하고 짙은 안개가 생성되며 그와 괴수들을 갈라놓았다.
이것은 시각뿐만 아니라 오감 전부를 차단하는 모비딕의 권능, 해저 안개였다.
감각이 마비되어 혼란에 빠진 괴수들을 향해 반경이 3킬로미터가 넘는 거대한 얼음 소용돌이가 들이닥쳤다.
쐐애애애애애액, 콰드드드드득!!
―크아아악!!
―기아아아아악!
단발마의 지명과 함께 얼음 소용돌이의 일부가 되어 파괴되어 버리는 수백의 괴수들.
구르르르르릉.
포세이돈의 그런 그들을 지나쳐 심해를 향해 속도를 높였다.
쩌저저적, 콰아아아앙!!
그런 그를 향해 엄청난 뇌전 공격이 작렬했다.
포세이돈이 순간적으로 뇌파 장막을 생성시키지 않았다면 심각한 타격을 입었을 강한 공격이었다.
―어떤 놈이냐?!
포세이돈의 고개가 돌아갔다.
그의 시야에 들어온 괴수의 정체는.
―대해의 제왕이여, 이곳은 너의 영역이 아니다! 돌아가라!!
온몸에서 먹물이 아닌 전기를 뿜어내고 있는 심해 대왕 오징어, 벤다크가 포세이돈을 향해 일직선으로 짓쳐들어왔다.
―한입에 삼켜 주마!!
뿐만 아니라 포세이돈의 좌측에는 거대 청상아리 죠스가, 오른쪽에는 심해 거북 갈라파고스가 그를 향해 빠른 속도로 다가오고 있었다.
그들은 기본적으로 300미터가 넘는 거대한 몸집을 가지고 있은 거대 괴수로 가진바 능력도 북해의 제왕 하티카탄이나 남해의 제왕 알바트로스보다 강력한 것이었다.
쩌저저저저저적!!
구우우우우웅!!
스각!
포세이돈을 향해 어두운 심해를 한순간 백야처럼 밝히는 번개 공격과 강력한 해수캐논 공격, 그리고 죠스의 무형 칼날 공격이 한꺼번에 쏟아졌다.
쿠릉.
포세이돈은 자신에게 쏟아지는 강력한 공격을 막아 내기 위해 정신을 집중했다.
―뇌파 장막!
그의 몸 주위로 모비딕이 펼친 것과 같은, 은회색 장막이 생겨나며 세 괴수의 권능에 대항했다.
슈우우우우웅, 콰콰과과과과과광!!
엄청난 빛의 폭발이 눈을 마비시켰다.
어두운 심해 전역을 밝히는 엄청난 광휘의 폭발이었다.
어차피 시각이 퇴화한 심해의 괴수들이기에 그에는 영향을 받지 않았다.
―조심하라, 제군들. 포세이돈의 기운이 전혀 줄어들지가 않았어.
감각이 가장 뛰어난 갈라파고스가 주의를 주자 나머지 두 괴수가 잔뜩 긴장하며 감각을 끌어 올렸다.
하지만 그들의 감각 반응보다 빠른 것이 포세이돈의 속도가 아닌가.
구우우우우웅, 콰아아아아앙!!
―쿠아악!
가장 먼저 당한 것은 다른 괴수들에게 주의를 환기시킨 갈라파고스였다.
콰지지직.
포세이돈의 입에서 발사된 해수 캐논에 갈라파고스의 두꺼운 등껍질이 단 번에 파괴되며 그의 심장에 구멍이 나 버렸다.
―끄르르륵.
갈라파고스가 눈을 까뒤집고 몸을 뒤집었다.
한 번의 공격에 목숨을 잃은 것이다.
아무리 강력해진 포세이돈이지만 각 해역의 제왕들에 버금가는 갈라파고스를 단 번에 죽여 버린 것은 나머지 괴수들에게는 엄청난 충격이 아닐 수가 없다.
―갈라파고스!
―이런, 피해!
이미 죽어 버린 갈라파고스의 시체에 다가서던 벤다크를 향해 죠스가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쿠르르르릉.
스팟!
죠스의 경고에 즉각 반응해 몸을 피하지 않았다면 벤다크는 거대한 소용돌이에 휩쓸려 몸이 갈기갈기 찢어져 버렸을 것이다.
―타핫!
지이이이이이잉, 쩌저저적!!
총 12개의 소용돌이의 영역에서 벗어난 대왕 오징어 벤다크는 즉시 최대 출력의 전류를 일으켜 포세이돈을 향해 쏘아 보냈다.
슈우우우우웅!!
포세이돈의 시야로 반경 200미터가 넘는 거대한 일렉트릭 포가 엄청난 속도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 포착되었다.
음속을 돌파한 일렉트릭 포는 단지 전기적 에너지를 넘어 물리적인 에너지까지 포함하고 있어 주위로 강력한 소닉붐이 형성되었다.
―얼음 장막!
피하기는 늦었다고 판단한 포세이돈은 재빨리 전면의 바다를 얼려 얼음의 장막을 치고 연이서 뇌파 장막으로 몸을 감쌌다.
그 직후.
콰아아아아앙!! 쩌저저저저저적!!
벤다크의 강력한 일렉트릭 포가 포세이돈의 얼음 장막에 부딪히는 순간, 또 한 번 눈부신 광휘가 심해를 덮었다.
콰지직, 콰직!!
얼음 장막은 일렉트릭 포의 과도한 에너지를 받아 내지 못하고 부서져 내렸다.
장막을 뚫은 거대한 전기 에너지는 궁극의 방어 기술인 뇌파 장막에 다시 한 번 가로 막혔다.
지지지지지지지직!!
포세이돈은 엄청난 스파크로 인해 시각이 마비되는 것만 같았다.
―이런 빌어먹을 자식이!!
쿠르르르릉, 쿠우우우웅!!
포세이돈은 급히 죠스와 벤다크의 근처에 수십 개의 해류 소용돌이를 생성시켰다.
―차핫!
포세이돈을 주시하고 있던 그들은 자신들의 몸을 찢을 듯 다가오는 소용돌이의 영향권에서 무사히 벗어날 수 있었다.
포세이돈의 인상이 찡그려졌다.
벤다크의 스파크로 인해 밝아진 그의 시야로 사방에서 접근하고 있는 수백의 괴수들이 포착되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벤다크와 죠스를 빨리 처치해 버리고 나머지 떨거지들을 쓸어버리려 한 것인데.
‘뇌파 장막으로 오징어 놈의 전기 공격은 아무 타격 없이 막을 수 있다. 그러나 뇌파 장막이 전기 공격을 상쇄시키는 시간 동안 저 떼거지로 헤엄쳐 오는 떨거지들이 도착하게 된다. 그들 중에서 저놈들처럼 귀찮은 녀석이 없으리라는 보장은 없겠지.’
약 300에 가까운 심해의 대괴수들.
그들이 포세이돈의 주위를 포위하기 시작한 것이다.
포세이돈은 결정을 내렸다.
뇌파 장막으로 몸을 감싸고 있는 동안에는 다른 권능을 사용할 수가 없기에 장막을 걷고 벤다크의 일렉트릭 포를 몸으로 받아 내기로 했다.
그가 진화를 거듭하며 두껍고 강해진 자신의 외피를 믿어 보기로 한 것이다.
위이잉.
뇌파 장막이 걷히는 순간 포세이돈이 크게 외쳤다.
―해저 안개!
스아아아아아악.
포세이돈이 발현한 해저 안개가 주변으로 퍼져 나가기 시작한 순간.
지이이이이이이이이, 쩌저저저적!!
―크아아아아아아악!!
벤다크의 일레트릭 포가 포세이돈의 몸을 강타했다.
딱딱딱딱.
엄청난 전류의 소용돌이에 포세이돈의 눈동자에 불꽃이 튀었고 그의 이빨이 의사와 관련 없이 서로 맞부딪혔다.
정신의 끈을 놓아 버릴 것 같은 강력한 공격이었다.
이것으로 심해의 괴수들을 얕보고 있던 포세이돈의 생각이 바뀌지 않았을까.
―이익!
온몸이 부서질 듯한 통증을 이겨내고 정신을 차린 포세이돈.
그가 입을 열었다.
―신체 변환!
이미 펼쳐진 해저 안개는 영역을 확대해 반경 500미터의 바다를 뒤덮은 상태였고 지금도 그 영역을 확대시키고 있었다.
이제 완전히 포세이돈의 주위를 포위한 300의 괴수들은 해저 안개의 기세에 밀려 접근을 망설이고 있었다.
그사이 포세이돈의 몸에서 변화가 시작되었다.
스르르르르르륵.
눈앞의 생명체가 갑자기 엄청난 크기로 커져 버린다면 그것을 목격한 자들은 어떠한 생각이 들겠는가.
약 20미터 정도 크기의 포세이돈이 10초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 크기를 불려나가더니 이내 그 길이가 3킬로미터에 다다를 정도로 엄청나게 성장했다.
―쿠오아아아아아아악!!
포세이돈은 자신이 생성시킨 해저 안개 속에 똬리를 튼 채 있는 힘껏 포효했다.
―커어억!!
―끄르륵.
그 강력한 살기에 힘이 약한 일부 괴수들의 심장이 먹어 버렸다.
―이 무슨…….
벤다크와 죠스, 그리고 나머지 괴수들은 잠시 당황했다.
그들은 이렇게 거대한 괴수의 모습을 일전에는 본 적이 없었다.
심해의 수문장인 모비딕도 전장이 800미터에 지나지 않는다.
심해의 제왕인 크라켄의 크기가 엄청나다고 알려져 있지만 아직 그의 실체를 파악한 존재는 아무도 없다.
그러니 거대 괴수인 그들로서도 눈앞의 포세이돈만큼 거대한 폭군을 경험하지 못한 것이다.
―크하하하하하하!!
포세이돈은 놀란 그들의 표정을 내려다보고는 크게 폭소했다.
몸의 크기가 커진 만큼 적들의 공격을 허용할 가능성이 훨씬 커졌지만 그 만큼 자신의 공격 범위도 확장된다.
만약 자신의 몸을 이용한 해류 소용돌이를 생성시킨다면 최소 범위가 5킬로미터가 넘는 엄청난 해류의 소용돌이를 형성시킬 수가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