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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화


무협 소설을 보면 여러 무공들이 나온다. 무당파의 태극권, 소림사의 백보신권, 화산파의 매화검법 등이 바로 그것이다.
선우는 이런 것들을 원했다. 효율적이고 대단한 신체 성장 방법.
곧 라라가 대답했다.
[사용자님이 원하시는 무공은 아마도 태권도나 합기도 같은 순수 육체 훈련법이 아닌 소설에 등장하는 마교, 화산파 등의 무공일 겁니다. 맞습니까?]
“맞아. 내가 원하는 게 바로 그거야.”
[그렇다면 가르쳐 드릴 수 없습니다.]
“왜?”
[사용자님이 원하시는 상승의 무공은 마력과 특이 인자, 둘 모두와 연관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무공은 마력과 특이 인자 모두와 연관이 있었다. 내공은 마력이기에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다.
선우는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받을 선물을 다시 빼앗긴 기분도 들었다.
“그럼 신체도 키우지 말라는 소리네.”
선우가 툴툴거리자 라라가 다시 답했다.
[순순 육체로 할 수 있는 태권도나 합기도를 하면 되지 않습니까? 권투나 유도, 종합격투기를 해도 되고요. 제대로 단련만 한다면 지금의 두 배에 해당하는 능력치를 가지실 수 있을 겁니다. 마력과 특이 인자와는 별도로요.]
“별도? 혹시 네 말은… 무공으로 얻는 능력치와 운동 등을 통해 얻는 능력치는 별개란 말이야?”
[예, 별개입니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육체 운동은 베이스를 강화시키는 것이다.]
라라가 말하고픈 게 뭐인지 알 것 같다.
A라는 사람과 B라는 사람이 있다. A라는 사람은 평소 유체 운동을 열심히 하여 100㎏을 들 수 있지만, B라는 사람은 평소 육체 운동을 하지 않아 50㎏ 밖에 들지 못한다. 이런 둘이 똑같이 무공을 익혔다. 익힌 무공으로 100㎏을 추가로 들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면 200㎏을 들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이고 200㎏ 들 수 없는 사람은 누구일까?
선우는 납득하고는 다소 풀이 죽은 목소리로 말했다.
“알았어. 무공이 그 둘과 연관이 있다면 어쩔 수 없지… 하지만 추후 특이 인자와 정신이 성장하면 이것도 가르쳐 줄 거지?”
[제가 처음부터 말씀드렸지 않습니까. 특이 인자와 정신에 걸맞는 육체 성장 방법을 제시해 드릴 거라고요. 이 역시 보상이라는 이름으로 가르쳐 드리겠습니다.]
“오케이, 쩝… 종합 능력치에 대한 질문은 여기서 끝. 그럼 다음 질문을 하도록 할게.”
선우는 종합 능력치 다음에 나와 있는 스킬에 대해 물으려 했다. 종합 능력치는 아직 여러 가지 궁금한 게 많았지만 그건 차후 묻기로 했다.
그런데 선우가 말하려는 순간 라라가 먼저 말했다.
[스킬에 대한 질문은 보상을 전부 받으신 후에 하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선우는 의아한 얼굴을 했다.
“왜?”
[히든 미션 보상으로 스킬을 드립니다.]
“스킬?”
[예.]
“그렇다면야… 알았어, 보상들을 다 받고 그때 질문하지. 다음 보상이 뭐야?”
[북 드림 시스템에 포함된 두 번째 보상은…….]
두구두구두구.
‘이 소리 좀 없애면 안 되나…….’
[바로 아공간입니다.]
“아공간?”
아공간은 게임에도 등장하고, 소설에도 등장한다. 게임과 소설 속에서 등장하는 아공간은 일종의 창고다.
선우는 아공간을 보상으로 준다는 말에 눈을 빛냈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보상이었기 때문이다.
라라는 곧 아공간에 대해 설명했다.
[게임을 해보셨고, 판타지 소설을 100권 쯤 읽으셨으니 아공간이 무엇인지는 대충 아실 겁니다. 그 아공간과 제가 보상으로 드리는 아공간은 거의 같은 개념이니 다른 설명은 그냥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아공간이라고 외쳐보십시오.]
라라는 선우에게 아공간에 대한 별도의 설명은 하지 않았다. 판타지 소설 속 아공간이 네가 받을 보상인 아공간이라는 게 설명의 끝이었다. 선우는 그럼에도 질문을 하지 않았다. 그 짧은 설명으로도 충분히 알아들었기 때문이다.
선우는 라라가 시키는 대로 했다.
“아공간!”
선우가 아공간이라 외친 순간, 손목에서 또 다른 빛이 세어 나왔다. 여전히 떠 있는 사용자 정보창 옆에 정면으로 볼 때만 보이는 동그란 구멍이 나타났다. 선우는 그것을 보고 크게 놀란 눈을 했다.
“저건?!”
선우는 저것과 비슷한 걸 이미 한 번 본 적이 있었다. 공원에서 만난 외계인이 죽기 전 저것과 비슷한 것을 보여주었다.
선우는 만들어진 아공간을 본 순간 그때를 떠올렸다. 그때 본 비현실의 정체가 저 아공간임을 이제야 확실히 깨닫게 되었다.
선우는 라라에게 말했다.
“나, 이 아공간 비슷한 걸 예전에 본 적 있거든?”
[그렇습니까? …그런데요?]
“아니, 그냥 그렇다고. 그때 본 비현실적인 게 내 소유가 되니 감회가 새롭다고 해야 하나?”
[…….]
“나타난 아공간에 원하는 물건을 아무거나 넣으면 되는 거지?”
[예, 그렇습니다.]
“무게나 개수 제한 없이 넣을 수 있어?”
[그렇다고 대답해 드리고 싶지만… 그건 아닙니다. 이 아공간 역시 특이 인자, 그리고 마력과 연관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사용자님의 아공간 전체 크기는 가방 한 개 정도의 크기입니다. 무게는 약 10㎏ 정도를 넣을 수 있습니다. 뭔가를 넣어서 확인 해 보시겠습니까? 아공간을 이해하기 가장 좋은 방법이 그것인데요.]
이 아공간 역시 특이 인자와 연관이 깊었다. 특이 인자는 북 드림 시스템과 뗄 수 없는 관계인 모양이었다.
선우는 라라가 시키는 대로 아공간에 물건을 집어넣었다. 부피가 큰 베게와 이불 등을 넣어 아공간의 전체 크기를 확인했고, 연달아 무겁고 작은 것들을 넣어 아공간에 넣을 수 있는 무게의 총량을 확인했다.
“음, 네 말대로야.”
라라의 말대로 아공간은 가방 한 개 정도의 크기였다. 두꺼운 이불과 배게 하나 정도가 겨우 들어갔다. 거기다 총 10㎏ 정도의 물건만 들어갔다. 10㎏ 이상의 물건은 넣어도 자꾸만 뱉어졌다.
선우는 그런데도 만족했다. 없는 것보다 100배는 더 나았으니까.
[아공간에 관련하여 질문하실 게 있으십니까?]
라라의 물음을 듣고 선우는 잠시 고민했다.
‘…뭐가 있을까?’
고민하던 선우는 읽었던 판타지 소설 중 한 권을 떠올렸다.
‘그 책 제목이 아공간 마스터였지?’
그 소설의 주인공은 마법사였다. 저서클 마법사였지만, 아공간을 다루는 게 특기였다. 그 소설에 나와 있던 내용을 토대로 라라에게 질문했다.
“아! 하나 있어.”
라라는 곧장 대답했다.
[말씀하십시오.]
“이 이공간 안에 생명체도 들어가? 개나 고양이 같은 생명체 말이야.”
그 소설에 등장하는 아공간 안에는 산소를 포함한 공기가 존재했다. 그 아공간 안에서 개도 살 수 있었고, 고양이도 살 수 있었다. 그래서 그 소설의 주인공은 아공간을 공격 무기로 썼다. 아공간을 적 뒤에 소환한 다음 아공간 내 펫으로 공격한 것이다.
선우의 물음에 라라는 곧 대답했다.
[생명체도 얼마든지 아공간 안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다만 살아서 나오지는 못할 겁니다.]
“죽어? 죽는다고? 이유는?”
[이 아공간 안에는 일체의 산소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생물이 살 수 없는 환경입니다.]
“음… 그럼 만약 강아지나 고양이가 산소통을 메고 들어간다면? 공기를 대체할 게 있다면 어떻게 돼?”
[아마 산소가 있는 동안에는 생존할 수 있을 겁니다. 아공간의 입구가 사라졌다고 아공간 내부가 줄어들거나 하지는 않으니까요.]
“그래? 음, 알았어. 오케이, 아공간 관련 질문은 여기서 끝. 이제 히든 보상 줘.”
[그럼 마지막 보상을 드리겠습니다. 히든 미션 보상이자 세 번째 보상은…….]
아공간에 대한 질문을 마치자 라라는 마지막 세 번째 보상에 대해 언급했다.
이번에도 역시 두구두구 라는 북치는 소리가 두 귀로 들려왔다.
그 북소리가 절정에 달한 순간, 라라는 세 번째 보상을 발표했다.
[(마법한정)랜덤 스킬북X2!]
세 번째 보상은 마법 한정 랜덤 스킬북이었다. 그것도 한 권이 아니라 두 권.
스킬 설명을 잠시 미뤘던 이유가 이것 때문이었던 것 같다. 한 번에 같이 설명하고 질문 받으려고.
[사용자님이 처음으로 갔다 오신 곳은 판타지 소설 속 세계입니다. 판타지 세계를 대표하는 상징을 하나만 꼽으면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법’이라 말할 겁니다. 그래서 보상으로 마법 한정 랜덤 스킬북을 준비했습니다. 앞에 나타난 랜덤 스킬북을 찢으십시오.]
라라가 말을 끝낸 순간 손목에서 또다시 빛이 나기 시작했다. 뿜어져 나온 다량의 금빛 광채는 스스로 결합하더니 두 권의 책을 만들어낸다.
두 권의 책 모두 외형적으론 완전한 책이었다. 한글로 써져 있다면 페이지를 넘기며 읽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선우는 나타난 두 권의 책을 바로 찢지 않고 페이지를 넘겨보았다.
‘모르는 언어네?’
금빛으로 만들었든 어쨌든 책답게 글자가 가득 쓰여 있었다. 소설책처럼 글자로 빼곡했다. 그러나 모르는 언어의 향연이다. 한글, 중국어, 영어 등 모두 다 아니었다.
아무래도 지구상에 존재하는 언어는 아닌 것 같다. 아마도 외계인의 언어, 대현자 나그나룩스가 쓰던 언어가 아닐까싶다.
선우는 책에 적혀 있는 언어가 무엇인지 묻는 대신에 그냥 두 권의 책 모두를 찢어버렸다. 두꺼운 책이라 잘 안 찢어질 듯싶었으나 홀로그램으로 만들어진 책답게 매우 잘 찢어졌다.
부욱. 부욱.
“어?”
찢어진 두 권의 랜덤 스킬북은 곧 작은 반딧불로 화했다. 두 마리의 반딧불로 화한 랜덤 스킬북은 팔랑팔랑 선우 주위를 날아다녔다. 줄듯 말듯 애태우는 처녀처럼 선우의 가슴을 몹시 애태웠다. 그러다가 동시에 선우의 가슴 속으로 확 스며들었다.
선우는 순간 긴장하며 고통에 대비했다. 그 순간, 라라가 말했다.
[축하합니다. 스킬 ‘블링크’를 얻으셨습니다.]
[축하합니다. 스킬 ‘아이스 볼’를 얻으셨습니다.]
마법을 얻는 과정은 의외로 이게 끝이었다. 예상되었던 고통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기절시키는 걸 하도 좋아하길래 이번에도 역시 그러지 않을까 내심 걱정했는데 천만다행이다.
“이걸로 끝?”
선우의 질문에 라라는 곧장 대답했다.
[사용자님께서 물으신 것이 마법을 얻는 과정을 말씀하시는 거라면 끝이라고 대답해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중에 갑자기 아프거나 그런 건 아니지?”
[…다른 이유로 사용자님을 고통스럽게 만들 순 있어도 이 일로 사용자님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일은 없을 겁니다. 완전히 끝났으니까요.]
“…그래?”
재차 확인한 결과 다소 안심해도 될 것 같다. 선우는 그제야 얻은 마법이 뭔지 상기했다.
“블링크와 아이스 볼이라…….”
판타지 소설을 열심히 본 탓에 두 개의 스킬이 어떤 스킬인지 스킬명만 보고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혹시 몰라 열려 있는 사용자 정보창을 통해 제대로 확인했다.

〈 사용자 정보( User Information ) 〉

1, 이름(Name) : 이선우
…….
…….
6, 종합 능력치( Comprehensive Ability )

[근력 : 16]
[내구 : 14]
[민첩 : 15]
[체력 : 20]
[마력 : 10]
[행운 : 07]

7, 보유스킬( Possession Skill )

― 블링크(마력 10%미만 사용 불가, Active, Lv 1) : 시야가 닿는 한도 내의 거리를 뛰어넘을 수 있다.
― 아이스 볼(마력 10%미만 사용 불가, Active, Lv 1) : 얼음보다 차가운 구를 던져 대상을 얼리거나 냉상을 입힌다.

두 개의 스킬 모두 예상대로였다. 스킬명을 보고 예상했던 스킬과 사용자 정보창에 적힌 스킬은 한 치도 차이 나지 않았다. 그러나 선우의 예상을 벗어난 항목이 하나 있었다. 스킬명 옆의 가로로 적혀 있는 수치들과 문구들.
선우는 저 수치와 문구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 어떤 판타지 소설에도 저런 것은 나오지 않았으니까. 라라가 설명했다.
[사용자님이 이번 히든 미션 클리어 보상을 통해 얻으신 스킬은 블링크와 아이스 볼입니다. 블링크는 공간계 마법으로 주로 회피하거나 이동할 때 쓰이고, 아이스 볼은 자연계 마법으로 주로 뭔가를 얼리거나 살상할 때 사용합니다. 블링크와 아이스볼을 사용하는 방법은 매우 간단합니다. 시야가 닿는 한도 내에서 목적지를 설정한 다음 ‘블링크’를 외치는 것, 그것이 블링크 사용하는 방법이고, 얼리거나 냉상을 입힐 대상을 정한 다음 ‘아이스 볼’이라 외치는 것, 그것이 아이스 볼을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한 번 직접 마법을 사용해 보시겠습니까?]
블링크와 아이스 볼의 사용법은 굉장히 쉬웠다. 판타지 소설에 등장하는 마법사처럼 장문의 주문을 말하고 스킬명을 말하는 게 아니라 목표를 설정한 다음 스킬명만 외치면 그걸로 끝이었다.
선우는 궁금증을 잠시 접어두고 먼저 마법을 써보기로 했다. 마법이라는 걸 한 번 써보고 묻는 것이 차후 하게 될 질문의 질과 양에 큰 도움이 될게 분명하니까.
선우는 아이스 볼이 아닌 블링크를 쓸 준비를 했다.
‘써 보라고 했다고 멍청하게 아이스 볼을 쓸 순 없지.’
아이스 볼은 설명에 적혀 있다시피 공격 마법이다. 공격 마법이라 함은 살상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뜻이다. 아이스 볼을 잘못 써서 집을 망가트리면 어떻게 하나? 겨우겨우 고생해서 얻은 전셋집을 날려버릴 수도 있었다.
선우는 방 한쪽 구석으로 가 섰다. 반대쪽 구석 모서리 쪽을 본다. 그리고 ‘블링크’라 외쳤다.
“블링크!”
그 순간 선우의 몸이 그 자리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동시에 시선을 두고 목표했던 방 한쪽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됐다!”
라라의 말대로 하자 정말 공간이 이동되어졌다. 몇m 안 되는 거리이지만 실제로, 또 무사히 이동되었다는 게 중요하다.
선우는 만족했다. 마법을 시전함으로써 느낀 것을 살폈다.
‘마력이 빠져나갔네?’
블링크를 써 공간을 이동할 때 가슴에서 마력이 빠져나오는 게 느껴졌다. 좁쌀만한 마력집에 있던 마력 중 약 20% 정도가 일순 몸 밖으로 빠져나갔다.
‘어?’
라라에게 물어보기 전에 먼저 마법을 사용해 보길 정말 잘한 것 같다. 마법을 써보지 않았으면 이런 사실을 몰랐을 테니까.
선우는 한 번 더 시전 해 보았다.
‘블링크’
선우는 이번엔 마음속으로 외쳐봤다. 소리로 내야만 발동하는 스킬이라면, 결국 반쪽짜리일 뿐이니까.
선우는 재차 사라졌다 나타난다. 원래의 자리로 돌아왔다.
선우는 깨달은 것을 토대로 라라에게 질문했다.
“방금 전 시전으로 마력집 안의 마력이 약 20% 정도 빠져나간 것 같아. 내 말이 맞아?”
[맞습니다.]
“그럼 마력이 전부 빠져나가게 되면 어떻게 돼? 본의 아니게 마력을 다 쓰는 경우가 생길 수 있잖아?”
[마력은 앞서 여러 번 언급했듯 생존에 꼭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마력이 생존에 꼭 필요한 것이었다면 마력을 보유하지 못한 일반인들은 당장 죽어야지요. 하지만 다들 살아 있습니다. 마력이 없다는 이유로 일찍 죽지도, 또 아파하지도 않습니다. 왜냐하면 생물체의 생존과 마력은 하등의 연관관계가 없기 때문입니다. 마력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다고 하여 목숨이 위태롭거나 하는 일은 없다는 말입니다.]
“…….”
[오히려 마력집을 자주자주 바닥끝까지 비어주는 게 좋습니다. 마력이 분출되고 마력이 흡수되는 과정을 통해 신체가 마력 사용에 적합한 신체로 변화되기 때문입니다.]
판타지 소설을 보다 보면 마력 고갈로 쓰러지는 주인공을 보게 되곤 한다. 자신의 능력 이상의 마법을 써서 마나홀이 붕괴된 주인공, 전투 중 마나 고갈이라는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주인공 등을 판타지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한 번 이상씩은 봤을 거다.
선우도 내심 마력이 고갈되면 그렇게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주어진 마법이 판타지 소설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것들이기에 더욱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완전히 비워도 상관없단다. 선우는 어색하게 웃었다.
“아, 그래? 그럼 마력 고갈로 인한 마력집 붕괴, 혹은 신체 붕괴는 없다 이 말이네?”
[예, 그렇습니다.]
“그럼 다음 질문! 내가 50%만큼의 거리를 이동하고 싶어. 그런데 30%의 마력밖에 남지 않았어. 이때 블링크를 쓰면 어떻게 돼?”
[남은 마력으로 갈 수 있는 거리까지만 이동됩니다. 남은 마력이 30%밖에 없다면 30%로 갈 수 있는 거리만큼만 이동되는 것이지요.]
“그 말은 곧 한계도 무조건 0이라는 말이네. 마이너스 따위는 없고?”
[그렇습니다.]
“그럼 ‘마력 10%미만 사용 불가’라는 문구를 집어넣은 이유가 뭐야? 네 말대로라면 저 문구는 필요 없는 것 아니야? 어차피 마력이 하나도 남지 않으면 마법이 끊어지는 거잖아?”
[마법이 구현되는 최소 마력입니다. 마력이 10% 이내면 마법이 구동되지 않는 거지요.]
“아, 그 뜻이야?”
[예.]
“저 10%는 고정이 아니지?”
[예, 당연히 고정이 아닙니다. 똑같은 위력의 마법을 쓰면서 마력을 더 쓸 이유는 없으니까요. 만약 고정이었다면 마력을 모을 이유도 없었을 겁니다. 늘려봐야 무쓸모 아닙니까? 마력집이 커지고 마력집 안에 마력양이 늘어나면 퍼센트는 덩달아 줄어들 겁니다. 지금 마력 보유량의 10배가 늘어나면 1%가 될 터이고, 100배가 늘어나면 0.1%가 되겠지요. 거기다 마법의 Lv이 오르면 또다시 퍼센트가 줄어들 겁니다. Lv은 그 마법의 효율적 사용의 척도니까요.]
“오케이, 무슨 말인지 알았어.”
선우는 이후에도 여러 가지를 물었다. 북 드림 시스템에 대해 묻고 싶은 게 산더미보다 많았다.
라라는 선우의 이런 물음에 정말 성실히 답해주었다. 지난날의 무정보로 인한 생고생을 보답해 주기라도 하는 것처럼 꼼꼼히 답했다.
그렇게 묻고 답하다보니 어느새 시간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