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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천호협 1권(7화)
제二장 무공 수련(武功修鍊)(2)


<2>

시간은 흘러 단청보의 나이 열여덟이 됐다. 장학선은 끊임없이 이상한 진식과 진법을 연구하여 단청보를 그 속에서 수련시켰다.
경공술로 피하는 것을 가르쳤으니 이제는 그 진법과 싸우는 법을 가르쳤다. 처음 한두 번으로는 터득하지 못했다. 하루에 백 번을 끊임없이 반복했다.
이 수련법의 효과가 지대했다. 단청보는 숨은 변화까지 터득했다.
머리에 든 지식은 별로 없지만, 몸에 터득한 무공은 이제 가공할 위력이 되어 갔다.
어쨌거나 오 년이란 세월이 훌러덩 지났다. 제자로 거둔 지 팔 년째다.
팔 년이 지나자 단청보는 장학선을 매우 존경하고 따랐다. 갖추지 못했던 예의도 갖추었다. 알아듣지 못했던 말도 제법 알아듣고 전보다 더 잘 대답할 수 있게 됐다. 정신줄 놓는 횟수도 매일이었던 것이 며칠에 한 번 날까 말까였다. 많은 발전과 변화였다. 참으로 지독한 세월이다.
“청보야.”
“네, 사부님.”
“무림인들이 너를 일컬어 천하우두, 우두미종이라 하는 것을 아느냐?”
“모르겠습니다. 그게 무슨 소리예요?”
“뭐긴, 널 천하에 둘도 없는 바보에 곰팡이 같은 사람이라 욕하는 말이지. 넌 무림에 둘도 없는 바보의 대명사가 됐단다. 하하!”
“바보… 바보…….”
“그렇다고 네 스스로를 바보라고 여길 필요는 없단다. 다른 사람들은 너의 진가를 몰라서 그러는 것이지. 그런 것을 떠올리면 결코 큰 사람이 될 수 없단다. 너는 그들보다 늦게 성장하는 것이고, 머리가 좀 안 돌아가는 것뿐, 너에게도 너만의 장기가 있다는 것을 깨우치도록 하여라.”
“독고무흔하고 언제 싸워요?”
단청보의 관심사는 오직 하나, 독고무흔과의 싸움이다.
장학선도 알고 있었다. 해서 얼마 전에 서신을 보내 뒀다.
독고검성은 장학선의 편지를 받자 얼마 뒤에 답장을 받았다.

자네가 원한다면야……. 하지만 자네 제자는 너무 우둔하여 상대할 가치가 있을지 모르겠군. 아무튼 오 년이나 못 봤으니 한 수 겨뤄 봄세. 구월 이십오 일 영봉장에 찾아가겠네.

내용은 좀 절망적이긴 했다.
단청보는 아직까지 글을 몰랐다. 서신을 줘 봐야 검은 것은 글씨라는 녀석이고 하얀 것은 종이라는 녀석이니… 그래도 달라지긴 달라졌다.
단청보의 내공이 어느덧 진일원기에 도달해 있었다. 보약과 만년옥침상의 수련, 게다가 온갖 기이인 진법에서 실시하는 훈련으로 강호에 나가도 장권무예와 박투술, 경공술에 있어서는 절정고수(絶頂高手)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내공이 부족한 것이 흠이지만…….
청보가 이룬 무공의 변화와 요체는 상승 무공의 밑거름이었다.
내공이 무공 단계보다 낮아도 변화와 요체를 터득했고, 외공으로 어느 정도 받쳐 준다면 운용에는 지장이 없었다. 궁극의 위력은 나오지 않겠지만 말이다.
오 년 동안의 끈질긴 훈련으로 외문무공(外門武功)은 부족하긴 해도, 상승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경험 많고, 머리 잘 돌아가는 일류무사들과 대적하기는 부족하지만 이만하면 훌륭하게 성장했다.
수시로 글도 가르쳤다. 처음엔 가로 그어 일 자도 모르는 것에서 지금은 천자문의 삼백 자 정도는 알아봤다.
수염을 쓰다듬으며 장학선이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단청보에게 말했다.
“독고검성이 답장했다. 구월 이십오 일, 영봉장에 찾아오겠다고 했으니 그때 겨뤄 보면 되겠구나.”
“구월 이십오 일이면 아직도 석 달이나 남았잖아요!”
“지금까지 참았는데 석 달을 못 참아?”
“참을 수 있어요!”
단청보의 대답과 말에서 장학선은 기분이 참으로 좋았다.
단청보는 자기가 조금만 엄한 표정을 지어도 기가 푹 죽었다. 장학선은 제자의 마음을 달래고 힘을 복 돋아줄 겸 매우 흡족한 표정으로 온화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오!”
“사부님, 왜 그러세요?”
“날짜 가는 것은 어떻게 알았냐?”
“사부님이 계속 말씀하셔서 알아요.”
“많이 발전했네. 전엔 날짜도 모르고, 네 나이도 모르고… 잠시만 네 이름과 나이, 생일은?”
“제 이름은 단청보고, 나이는 열여덟입니다. 생일은 유월 십 일입니다. 내일이 생일이네요.”
“그려, 아주 좋아. 좋은 현상이고 말고. 네 이름과 나이, 생일은 알고 있어야지. 네 자신도 모르면 세상에서 그보다 더 불쌍하고 불행한 놈이 어디에 있겠느냐?”
단청보가 이 정도까지 발전할 줄은 몰랐다. 이젠 기회를 보아 글도 더욱 많이 가르쳐야겠다. 글은 말보다 더 어렵긴 하지만, 수백 번을 반복시킨다면 어느 정도는 알 것이란 희망이 생겼다.
다음에는 단청보에게 무공의 구결과 요결, 초식을 가르쳐야 했다. 단청보는 사부의 말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장학선은 기분이 좋았다. 좋다∼ 기분이다 하는 셈으로 말했다.
“음음… 하하. 무슨 뜻인지 구체적으로 알 것은 없고. 내일이 네 생일인데 뭘 받고 싶으냐?”
“생일에 말 받으라고요?”
“그려. 잘 나가다가 이러는 것이 네 주특기지. 내일이 네 생일인데 갖고 싶은 것이 있으면 말해 봐. 이 사부의 능력이 허락하면 해 줄 테니까.”
“아, 갖고 싶은 게 무엇이냐는 말씀이셨군요.”
“그려.”
단청보는 머리를 긁었다. 무엇을 가져야 할까 잠시 고민에 잠겼다. 고개를 이리 돌리고 저리 돌렸다. 그리곤 큰소리로 말했다.
“예쁜 누나!”
“뭐, 뭐라고?”
단청보의 기억에는 영봉장에서 자기를 돌봐 주던 예쁜 누나들이 떠올랐다.
예쁜 누나들을 생각하면 향기가 풀풀 나고 조용히 잠결에 빠져들 판이었다. 푹신푹신 향기롭고 좋았다.
장학선은 웃었다.
“예쁜 누나를 갖고 싶다고? 내가 환장한다. 이제 보니 나보다 더 엉뚱한 놈을 키우고 말았구먼.”
단청보는 실망한 표정이다. 아니 되는 것을 괜히 말했나 보다. 그런 뜻은 아닌데… 뭐라고 표현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못 가지나요?”
장학선은 아이의 뜻을 알아차렸다. 실실 웃으면서도, 아이에게 냉정한 현실 하나를 가르쳤다.
“가질 순 있지. 하나 책임이란 것을 져야 한다.”
“책임이 뭔데요?”
“네가 너에 대해 진지한 고민이 있을 때 그때 깨우칠 것이야. 지금 그거 알려다간 머리만 복잡해진다. 네 무공은 생각보다 압박적이다만 머리가 나빠서 예쁜 누나를 가지면… 인생 말아먹는 거야.”
사부의 말이 무슨 뜻인지는 몰랐지만, 예쁜 누나를 갖는 것은 물 건너갔다는 것은 분명했다. 실망했다.
장학선은 단청보의 말을 알아들었기에 다시 말문을 열었다.
“실망할 건 없다. 가지진 못하지만 볼 수는 있으니까. 그러고 보니 너에겐 사질이 되겠구나. 영봉장에 사질들이 여럿 되니 한 번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구나.”
단청보는 표정이 다시 밝아졌다.
사부의 손에 이끌려 팔 년 전부터 들어온 영봉장이다. 알게 모르게 정이 들었다.
장학선은 단청보가 여자를 알아 갈 나이가 됐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언젠가는 일가를 이루고 아이도 낳아야 할 것이다. 문제는…….
‘이 녀석의 머리가 나빠서 문제야. 이용만 당하기 쉽고, 무림에 온갖 나쁜 소문이 가득 났으니 기반이 어지간히 잡히지 않으면 시집올 여자도 없지. 하긴, 여자를 밝혀서 그런 것이 아닌 것은 내가 잘 알지. 예쁜 누나와 만나서 놀고 싶다를 가지고 싶다고 표현한 것뿐이니까.’
팔 년을 함께 살았다.
장학선은 단청보를 데리고 영봉장의 후원으로 나왔다. 사람들은 천하우두, 우두미종 단청보를 알고 있다. 옆에서 지켜보는 영봉장의 제자들도 마찬가지다.
뚱뚱하고, 멍청하기만 한 한없이 질질 짜는 곰팡이 나는 잡종보다 못한 잡종이라 여겼다.
오 년이 지났어도 명성은 남았다. 정작 단청보의 모습을 보자 알아보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무림의 하수들도 술렁였다.
그들에게 있어 요새 가장 큰 화두는 천지괴협의 사람 구실도 못하는 수제자가 과연 언제 죽을까와 사람 구실은 할 것이란 것을 놓고 공방했다.
대부분 희망이 없다로 가닥이 모아진 것 같다. 무림의 그런 분위기에 영봉장의 제자들도 술렁거렸다.
“태사부님과 검신 노영웅의 제자 양성 대결의 결과는 아주 보나마나인 거야. 태사부님께서 왜 그런 무리수를 두는 것인지 모를 일이지.”
“그렇지.”
“검신 어른의 양자는 벌써 무림을 휩쓸고 다니는데 우리 사숙은 완전히 수준 미달이니, 태사부님께서도 참으로 답답하셔.”
“그러니 천하우두, 우두미종이란 소리밖에 못 듣는 거지.”
“태사부님께서 어째서 이토록 황당한 기행을 벌이셨을까?”
“아직도 의문이야. 곁에서 보는 우리도 이런데, 다른 사람들은 오죽할까? 태사부님의 속에 들어가지 않고서야 어찌 알겠어. 소검신, 왕림검신의 독고 대협은 무림의 절정고수로 성장했는데 우리 사숙은 눈에 띄는 발전이 없었으니까.”
“처음 삼 년이 지났을 때, 아, 글쎄 우리 사숙은 사부님 밥 달라고 하는 그 한 마디는 배웠다고 하더라고. 며칠 전에도 거품 물고 쓰러져서 고생하고 말이야.”
단청보는 사질들의 반응에 개의치 않았지만, 장학선은 마음이 몹시 불편했다.
단청보는 무림인들 사이에서 가장 허접한 잡종으로 통하고 있었다.
검신이 전에 우려한 대로 여기저기서 불만이 불거지고 있었다.
제자의 머리나 자질이 신통치는 않았지만 놀리는 것은 참을 수 없었다. 하지만 너무나 태연한 제자를 보며 참았다.
‘그려, 아무리 욕해도 그것까지 받아들이는 네 가슴은 진정 큰 가슴이지.’
태사부인 자신이 직접 후원으로 나와 영봉장의 여러 사손들을 대했다.
그중에는 아리따운 여인들도 있었다. 그런데 단청보를 보자 별무신통의 표정을 짓고 있었다.
당장에라도 거리를 두고 싶은 심정이었다. 바보 사숙과 함께 있는 것은 고욕스러운 일이었다. 어릴 적을 생각하면 정말 끔찍하기 짝이 없었다. 태사부님이 그토록 정성스럽게 돌보니, 거기에 할 말은 없었지만…….
“너희들의 표정을 보니 반가워하는 것 같진 않구나.”
“죄송합니다. 태사부님께선 정신줄 놓고 질질 짜는 바보 사숙으로 인해 얼마나 고생이 많았겠어요? 차라리 그렇게 쏟아붓는 공을 저희에게 주시면 독고무흔을 이길 수 있을 텐데…….”
“너희들이 지금 사문의 사숙을 놀리기라도 하는 것이냐? 내가 팔 년이나 거둬 키운 수제자니라. 설혹 마음에 들지 않고, 실망했던 부분이 있더라도 너희들의 사숙에게 이토록 버릇없이 대한단 말인가? 너희들이 더 깊은 무학을 배우고 싶다면 그런 태도부터 고쳐야 할 것이야. 뒤에서 사숙의 험담이나 하는 것이 무도를 익힌 자가 할 짓이더냐!”
태사부 장학선의 꾸지람.
애초에 저런 모자란 사숙을 거둔 태사부님께 잘못이 있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사문에선 적어도 험담하진 말았어야 했는데, 바보 사숙이라고 너무 험담하면 사람들은 더욱 무시하고 말 것이다.
내 얼굴에 침 뱉기였다. 태사부의 뒤에 바보 사숙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태사부의 엄한 꾸지람에 예의를 갖췄다.
“사숙께 인사 올립니다.”
“감사합니다.”
여사손들은 자신들의 눈을 의심했다. 탱탱한 근육이 눈에 선명하게 드러났다. 그동안 변화가 있긴 있었는가 보다.
얼굴을 보니 영 아니었다. 여전히 바보스럽고 멍해 있는 것이 여전히 정신줄을 놓고 다니나 보다. 심지어 인사를 올리자 정중하게 감사하다고 했다. 그중 한 여사손이 앞으로 나왔다.
“태사부님. 사숙께서 제법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만 사실 따지고 보면, 크게 변화된 것도 없는 것 같군요. 오 년 동안 얼마나 달라졌는지 시험해 보죠.”
장학선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 여사손은 단청보에게 다가왔다. 단청보는 향기를 풍기며 너무나 밝고 예쁜 누나를 보자 머리를 긁적였다.
어릴 적의 너무나 좋았던 잠시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천진난만하게 ‘헤’하니 웃었다.
여사손은 사숙인 단청보가 너무 천하고 허접해 보이기만 했다. 성질이 난 그녀가 비웃듯이 질문했다.
“사숙, 한 가지만 물어보도록 하지요. 일취월장(日就月將)이 무슨 뜻이죠?”
“…….”
눈이 빙빙 돌아갔다. 머리를 더 심하게 긁었다.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머리가 혼란스러웠다. 갑자기 자기에게 왜 이런 질문을 하는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눈물이 슬며시 떨어졌다.
“모, 모, 모라요.”
모른다고 대답했다. 입술이 푸릇하게 변했다. 혀가 꼬이고 침이 질질 나왔다.
전에 사숙과 하도 씨름을 하여 보기가 싫었다. 그런데 요새는 몸집이나 행동거지는 좀 달라진 것 같긴 했다. 그래서 시험해 봤더니 글을 배운 사람은 누구나 아는 사자성어도 몰랐다. 참으로 어이가 없었다. 몸은 좀 좋아졌을지는 몰라도 달라진 것은 없었다.
“태사부님. 정말 변변찮군요. 태사부님께서 가망 없는 바보 사숙께 너무 많은 희망을 거셨습니다. 아무래도 독고무흔을 이기긴 틀린 것 같군요. 또다시 일방적으로 맞지나 않으면 다행이겠죠.”
“쯧쯧. 말이 너무 과하구나. 아무리 모자라도 사숙이거늘……. 예전보다 많이 건강해졌는데도 그리 말해서야 되겠느냐?”
“태사부님께서 애초에 너무 모자란 사숙을 거두신 것이 잘못이지요. 검신 어른도 크게 실망을 하셨고, 무림인들의 입방아에 얼마나 오르내리는지 아시나요?”
우두미종을 사숙으로 뒀으니 자신들에게 그 근황을 물으며 별별 이야기를 지어 내는 무림인들의 입방아에 시달렸다.
그 사숙 때문에 태사부도 반갑지는 않았던 것이다.
단청보는 영봉장의 여사손들의 말을 들었다. 어릴 적 그렇게 좋았던 예쁜 누나였는데…….
장학선에게 힘겨운 목소리로 말했다.
“사부님. 제 방으로 들어가겠습니다.”
“그래. 아무래도 그게 좋겠구나.”
장학선은 단청보를 뒤로 물러나게 하고 엄중하게 꾸짖었다.
“너희가 받은 고충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나, 사람이 좀 모자라고, 부족해 보인다고 해서 무시해서야 되겠느냐! 그동안 청보를 지켜보며 눈에 띄는 확실한 성취가 보이지 않아 실망했던 점은 이해한다. 하나! 차후로 이 같은 일들이 또다시 벌어진다면 그때는 엄히 다스릴 것이다! 훗날 사숙의 진가를 반드시 깨달을 것이니 지금은 쓸데없는 사족은 달지 않겠다. 모두 너희들 볼 일을 보도록 하여라.”
“태사부님, 죄송해요. 저희들도 화가 나서 그만…….”
괜히 미안해졌다. 이게 다 모자라고 멍청하기 이를 데 없는 바보 사숙 때문이었다.
결정은 태사부가 하는 것이니 더는 할 말이 없었다.

결국, 단청보는 머무는 방으로 다시 들어왔다.
단청보는 머리가 하얗게 변했다. 눈에서 눈물이 떨어지고 있었다.
사부님께 영봉장에 대해 들었다. 그저 예쁜 누나와 놀고 싶었는데… 가까이 하고 싶었는데……. 그렇게 되지 않았다. 자기가 좀 모자라도 같은 사문의 식구로서 사부님처럼 다독여 줄 것이라고 믿었다.
“…….”
“청보야, 이제 알겠느냐? 너의 그런 모습으로 인해 사람들은 언제나 널 헐뜯을 것이다. 영봉장의 여사손들이 똑똑하고 재색은 겸비했으되 좀 버릇이 없지. 앞으로 그런 일은 이 사부가 용납하지 않을 것이야. 흠흠.”
장학선은 오 년 동안 온갖 입방아에 시달려 온 영봉장의 식솔들 처지도 알고 있었다. 그 얼간이가 어떻게 됐는지 근황이 궁금한 강호의 하류무인들은 끊임없이 깎아 렸을 것이다.
깎아내릴 상대가 있으면 온갖 말을 지어 낸다. 끊임없이 깎아내리면서 재미가 들리는 법이다.
단청보도 아무리 신경을 쓰지 않으려 해도 머리가 조금씩 깨이고 있는 중이니 신경이 계속 쓰였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