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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1장 돼지 사냥(3)
“현아, 이리 와.”
어머니가 나를 뒷마당에 데리고 가셨다. 그리고 귀를 가리시는데 하도 강하게 눌러서 귀가 아팠다. 그러고 5분 있다가 앞마당에 가게 해 주셨는데, 돼지는 이미 죽어 있었다. 목에 피가 난 채…….
“아저씨, 돼지 어떻게 죽었어요?”
“응, 지가 가다가 넘어져서 칼에 찔렸어.”
잔인한 말은 하고 싶지 않으셨는지 아저씨는 구차한 변명을 하셨다. 현이가 순진한 아이인 줄 알고 하신 거지만 너무 뻔해 보이는 변명이었다.
현이는 그때 알고 있었다. 수돗가에서 아버지가 피 묻은 커다란 쇠망치를 닦고 있었다는 것을…….
문득 술판이 벌어지면서, 아저씨가 말한 게 떠올랐다.
‘역시 돼지는 거세한 수컷보다는 암컷이 연하다니까? 크하하하! 자, 건배!’
“아! 암퇘지!”
‘그래! 암퇘지! 여기는 야생이니까 수퇘지가 거세될 일이 없잖아. 그러고 보니 아까 할아버지가 자기 손녀는 다른 사람들보다 이가 약하다고 했었어. 거세하지 않은 수컷은 암컷보다 질기지. 그래서 요즘 농장들은 번식용을 제외한 수컷들을 전부 거세하잖아.’
데네브는 얼른 동산에 있는 멧돼지를 보았다. 어금니가 발달한 돼지들……. 전부 수컷이었다.
“이런, 암컷은 없는 건가? 계속 찾아봐야겠군.”
데네브는 유저와 동물 사이를 돌아다니면서, 멧돼지들만 찾아다녔다. 하지만 멧돼지들은 전부 수컷이었다. 그렇게 5시간을 돌아다니니 어느덧 해가 지고 있었다.
“이런, 제기랄! 암퇘지는 어디 있는 거냐!”
데네브는 다른 유저들이 쳐다보든 말든 소리를 질러 댔다. 그리고는 눈알을 마구 굴리면서 동산 이곳저곳을 노려보았다. 그때,
“어라?”
수퇘지 한 마리가 동산 나무 밑의 토굴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뚱뚱한 엉덩이를 어떻게든 넣으려고 뒷다리를 바둥거리는 수퇘지의 모습이 추한 나머지 데네브의 얼굴이 저절로 찌푸려졌다.
“보금자리가 있다는 것은…… 가족……. 그렇지!”
데네브는 드디어 단검을 품속에서 꺼내 들었다.
공격력 6짜리인 초보자 단검의 검신이 황혼으로 물든 주홍빛을 냈다.
살금살금.
데네브는 우선 아직도 엉덩이가 끼어서 뒷다리를 바둥거리는 수퇘지에게 조심스레 다가갔다. 그리고 엉덩이가 사정거리에 들어오자 주위에 다른 유저가 없는지 살핀 후 녀석의 두 방울(?)을 찔러 버렸다.
꽤액!
[크리티컬!]
수퇘지가 비명을 지르더니 부들부들 떨다가 쓰러졌다.
“미안하다. 급소는 거기밖에 생각이 안 나서.”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스탯을 분배해 주십시오.]
“스탯 창!”
[힘:0
민첩:0
지력:0
건강:0
지능:0
HP:150, MP:100
스탯:6
속성:무]
“1레벨에 스탯이 3씩 오르네. 난 마법사를 할 거니까 지력이나 지능에 투자해야겠지만, 아직 초보자니까 골고루 해야겠군.”
데네브는 스탯을 지능을 제외하고 골고루 분배했다.
[힘:2
민첩:1
지력:2
건강:1
지능:0
HP:180, MP:100
스탯:0
속성:무]
“캐릭터 창!”
그 뒤 현재 캐릭터 상태를 보았다.
[이름:데네브
호칭:무
직업:무
국가:무
레벨3(12.590%)
공격력:32, 회피력:13
방어력:15, 정신력:10
마법 방어력:0
마법력:20
상태:정상
특징:무, 공복도:70%
캐릭터 옵션:무
명성:0]
“좋아! 자, 이제 암퇘지를 잡아 보실까?”
죽어 버린 수퇘지한테는 작지만 데네브에게는 기어들어 갈 만큼 큰 토굴이었다. 그만큼 수퇘지가 컸다. 토굴은 의외로 길었다.
“아이고야, 무릎 저려. 어디까지 가야 하는 거야?”
토굴이 어두워서 앞을 보기가 힘들었다.
“암퇘지님아, 어디 있나요? 나에게 경험치와 고기를 주세요.”
꾸룩.
‘소리다! 바로 앞에 있어!’
데네브는 기어가는 속도를 높였다. 조금 뒤 약간의 빛이 보였다. 천장이 약간 높은 넓은 굴이었다. 그곳에 새끼들에게 젖을 물리고 있는 암퇘지가 보였다.
암퇘지는 데네브에게 절망적인 눈빛을 보냈다. 다른 수컷처럼 어금니가 발달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수컷처럼 힘이 센 것도 아니다. 암퇘지는 아까 들린 소리를 통해 자신의 남편이 단번에 죽었다는 걸 알았다. 그만큼 앞에 있는 인간이 강하다 생각하고 있었다. 사실은 아니지만.
“핫핫핫! 새끼가 있다고 해서 난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아. 자, 순순히 목을 내밀어라. 그러면 새끼들은 살려 주마.”
암퇘지는 알아들었는지 순순히 새끼들에게 젖을 떼고 데네브 앞에 나와서 목을 내밀었다.
조금 뒤, 데네브는 토굴을 나올 수 있었다.
“후아, 힘들다. 오늘은 여기까지.”
데네브는 암퇘지의 고기를 아이템 창에 넣었다. 그리고 동산에서 내려와 마을 입구에 다다랐다.
“로그아웃.”
[5초 뒤 로그아웃을 합니다.
5.
4.
3.
2.
1.]
화악!
다시 눈앞에서 카메라 빛이 번쩍이듯이 번쩍였고 현이는 캡슐에 있는 상태로 돌아왔다.
“후아, 재미있었어.”
캡슐에서 나온 현이는 시계를 보았다. 저녁 8시. 2시간이 지났다. 8시간을 한 것 같은데 말이다.
그것은 현실에서의 1시간을 게임상에서는 4시간으로 설정했기 때문이다.
“후훗, 마음에 들어. 하암, 졸린데? 오늘은 그냥 일찍 자야겠군.”
옷을 벗고 곧장 침대에 들어간 현이. 그의 자는 모습은 5년 만에 편안해 보였다.
2장 대박! 연금술사가 되다(1)
“오오오, 이것은! 수퇘지보다 연하고 맛있는 암퇘지 고기가 아닌가! 맞아, 이게 내가 찾던 거야.”
“핫핫핫! 잡느라고 고생했습니다.”
오늘도 야간 자율학습을 빼먹고 게임을 시작한 현이였다. 아침에 선생님께 꾸중을 심하게 들었지만 오늘도 빼먹은 것이다. 여태까지 게임을 모르고 지내던 현이도 이제는 게임 중독 증세가 보였다.
이 사실을 현동이 알았다면 ‘동무! 동무!’ 하면서 더욱 친근하게 굴었을 것이다. 아무튼 현이는 로그인을 하자마자 론 할아버지를 찾은 후 그에게 암퇘지의 고기를 보여 주었다. 암퇘지를 본 론 할아버지는 곧장 자신의 집으로 같이 들어가게 해 주었다.
“오오, 생각보다 자네는 머리가 좋군. 내가 원하는 걸 찾다니.”
현관문을 닫으면서 론 할아버지는 중얼거렸다.
[퀘스트를 완료하셨습니다. 명성을 얻으셨습니다. 경험치를 얻으셨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
‘엄청나구나! 역시 C급!’
레벨이 무려 20번이나 올랐다. 데네브는 얼른 스탯 창을 열고 스탯을 분배했다.
[힘:12
민첩:6
지력:27
건강:8
지능:13
HP:1,390, MP:1,850
스탯:0
속성:무]
‘이제 좋은 아이템만 맞추면.’
“아, 자네에게 보상을 후하게 해 준다고 했지? 그전에 자네에게 물어볼 것이 있네.”
‘보상이 또 있어?’
“말씀하세요, 할아버지.”
“자네의 레벨을 보니, 이제 전직하고도 남을 것 같구만. 자네, 전직을 무엇으로 할 것인가?”
‘말하는 것에 따라 달라진다. 어떡하지?’
데네브는 직감적으로 알았다. 이것이 전직 퀘스트라는 것을. 그렇다면 론 할아버지는 무엇을 했을까인데…….
데네브는 고심 끝에 그냥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전 마법사를 하고 싶어요.”
“마법사?”
“예, 마법사요.”
“잘됐구나. 내가 가지고 있는 아이템이 마법사들이 입는 것이거든. 잠시만 기다리게.”
론 할아버지는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리고 몇 분이 지나 흰색의 로브와 흑단으로 만들어진 고목 지팡이를 가지고 나왔다.
“이것은 내가 예전에 쓰던 지팡이와 로브라네. 비록 오래되어 낡았지만, 아직 쓸 만할 걸세.”
“감정!”
데네브는 로브와 지팡이를 받아 들고 감정을 해 보았다. 겉보기에 로브는 밑의 자락이 찢어져서 헐렁거렸고, 소매는 보통의 마법사 로브보다 약간 작았다. 또한 지팡이는 뭔가 허름해 보였다.
[연금술사 론의 로브(고대)
시르벤 왕국 궁정 마법사 론이 입었던 로브. 왕실의 문양이 수놓아져 있다. 실 사이에 연금술로 녹인 오리하르콘이 있어 그 어떤 무기도 뚫을 수 없다. 질량에 비해 조금 무겁다.
무게:70
방어력:2,000
마법 방어력:3,000
내구력:500/550
특수 능력:후드를 사용 시 자체적으로 일루전 마법 발동, 후드 안을 어둡게 해서 얼굴을 가릴 수 있음.]
[연금술사 론의 흑단 지팡이(고대)
시르벤 왕국 궁정 마법사 론이 쓰던 지팡이. 지팡이 끝은 미스릴로 된 작고 날카로운 창촉이 박혀 있어 유사시에는 창으로도 쓸 수 있다. 하지만 론은 이것을 솥을 저을 때 썼다.
무게:50
공격력:500
마법력:2,500
내구력:400/400
특수 능력: 마나 회복력 10% 증가.]
“……!!”
‘왜 여기서 고대 급이…….’
“어때? 아직 괜찮지?”
괜찮은 정도가 아니다. 완전 대박 아이템이었다. 고대 급이라니! 일반적으로 아이템의 등급은 노멀―매직―레어―유니크―고대―전설―신 급으로 나눠져 있었다. 유저 제작 아이템은 만든 재료와 유저의 숙련도에 따라 등급이 달라지기 때문에 등급에서 제외되었다.
“어디 한번 입어 보게. 잘 맞는지 봐야 되니까.”
데네브는 얼른 단검을 아이템 창에 넣고, 초보자가 입는 옷 위에 로브를 입었다. 그리고 지팡이도 들어 보았다.
“잘 어울리는군. 잘됐어.”
너무나 잘 어울렸다. 마치 만화에서 나오는 잘생긴 청년 마법사 같았다. 로브를 보살피던 데네브의 눈길이 고정되었다. 로브 양쪽 끝자락에 있는 문양이었다.
“이 문양은?”
“시르벤 왕국 왕실 문양이네.”
양 날개를 쫙 펼치고 날아가려는 듯한 매의 문양이 금실로 수놓아져 번쩍거렸다.
“아, 궁정 마법사이셨습니까?”
로브에 왕실 문양을 수놓을 수 있는 자는 궁정 마법사밖에 없었다.
“아이템을 보고도 모르냐? 못난 놈 같으니, 쯧쯧쯧.”
“아…….”
‘보고도 몰랐네…….’
“그래, 한때는 궁정 마법사였지. 아니, 연금술사였네.”
“연금술사요?”
“그래, 최초의 연금술사다.”
“자세한 이야기를 해 주시겠습니까?”
1장 돼지 사냥(3)
“현아, 이리 와.”
어머니가 나를 뒷마당에 데리고 가셨다. 그리고 귀를 가리시는데 하도 강하게 눌러서 귀가 아팠다. 그러고 5분 있다가 앞마당에 가게 해 주셨는데, 돼지는 이미 죽어 있었다. 목에 피가 난 채…….
“아저씨, 돼지 어떻게 죽었어요?”
“응, 지가 가다가 넘어져서 칼에 찔렸어.”
잔인한 말은 하고 싶지 않으셨는지 아저씨는 구차한 변명을 하셨다. 현이가 순진한 아이인 줄 알고 하신 거지만 너무 뻔해 보이는 변명이었다.
현이는 그때 알고 있었다. 수돗가에서 아버지가 피 묻은 커다란 쇠망치를 닦고 있었다는 것을…….
문득 술판이 벌어지면서, 아저씨가 말한 게 떠올랐다.
‘역시 돼지는 거세한 수컷보다는 암컷이 연하다니까? 크하하하! 자, 건배!’
“아! 암퇘지!”
‘그래! 암퇘지! 여기는 야생이니까 수퇘지가 거세될 일이 없잖아. 그러고 보니 아까 할아버지가 자기 손녀는 다른 사람들보다 이가 약하다고 했었어. 거세하지 않은 수컷은 암컷보다 질기지. 그래서 요즘 농장들은 번식용을 제외한 수컷들을 전부 거세하잖아.’
데네브는 얼른 동산에 있는 멧돼지를 보았다. 어금니가 발달한 돼지들……. 전부 수컷이었다.
“이런, 암컷은 없는 건가? 계속 찾아봐야겠군.”
데네브는 유저와 동물 사이를 돌아다니면서, 멧돼지들만 찾아다녔다. 하지만 멧돼지들은 전부 수컷이었다. 그렇게 5시간을 돌아다니니 어느덧 해가 지고 있었다.
“이런, 제기랄! 암퇘지는 어디 있는 거냐!”
데네브는 다른 유저들이 쳐다보든 말든 소리를 질러 댔다. 그리고는 눈알을 마구 굴리면서 동산 이곳저곳을 노려보았다. 그때,
“어라?”
수퇘지 한 마리가 동산 나무 밑의 토굴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뚱뚱한 엉덩이를 어떻게든 넣으려고 뒷다리를 바둥거리는 수퇘지의 모습이 추한 나머지 데네브의 얼굴이 저절로 찌푸려졌다.
“보금자리가 있다는 것은…… 가족……. 그렇지!”
데네브는 드디어 단검을 품속에서 꺼내 들었다.
공격력 6짜리인 초보자 단검의 검신이 황혼으로 물든 주홍빛을 냈다.
살금살금.
데네브는 우선 아직도 엉덩이가 끼어서 뒷다리를 바둥거리는 수퇘지에게 조심스레 다가갔다. 그리고 엉덩이가 사정거리에 들어오자 주위에 다른 유저가 없는지 살핀 후 녀석의 두 방울(?)을 찔러 버렸다.
꽤액!
[크리티컬!]
수퇘지가 비명을 지르더니 부들부들 떨다가 쓰러졌다.
“미안하다. 급소는 거기밖에 생각이 안 나서.”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스탯을 분배해 주십시오.]
“스탯 창!”
[힘:0
민첩:0
지력:0
건강:0
지능:0
HP:150, MP:100
스탯:6
속성:무]
“1레벨에 스탯이 3씩 오르네. 난 마법사를 할 거니까 지력이나 지능에 투자해야겠지만, 아직 초보자니까 골고루 해야겠군.”
데네브는 스탯을 지능을 제외하고 골고루 분배했다.
[힘:2
민첩:1
지력:2
건강:1
지능:0
HP:180, MP:100
스탯:0
속성:무]
“캐릭터 창!”
그 뒤 현재 캐릭터 상태를 보았다.
[이름:데네브
호칭:무
직업:무
국가:무
레벨3(12.590%)
공격력:32, 회피력:13
방어력:15, 정신력:10
마법 방어력:0
마법력:20
상태:정상
특징:무, 공복도:70%
캐릭터 옵션:무
명성:0]
“좋아! 자, 이제 암퇘지를 잡아 보실까?”
죽어 버린 수퇘지한테는 작지만 데네브에게는 기어들어 갈 만큼 큰 토굴이었다. 그만큼 수퇘지가 컸다. 토굴은 의외로 길었다.
“아이고야, 무릎 저려. 어디까지 가야 하는 거야?”
토굴이 어두워서 앞을 보기가 힘들었다.
“암퇘지님아, 어디 있나요? 나에게 경험치와 고기를 주세요.”
꾸룩.
‘소리다! 바로 앞에 있어!’
데네브는 기어가는 속도를 높였다. 조금 뒤 약간의 빛이 보였다. 천장이 약간 높은 넓은 굴이었다. 그곳에 새끼들에게 젖을 물리고 있는 암퇘지가 보였다.
암퇘지는 데네브에게 절망적인 눈빛을 보냈다. 다른 수컷처럼 어금니가 발달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수컷처럼 힘이 센 것도 아니다. 암퇘지는 아까 들린 소리를 통해 자신의 남편이 단번에 죽었다는 걸 알았다. 그만큼 앞에 있는 인간이 강하다 생각하고 있었다. 사실은 아니지만.
“핫핫핫! 새끼가 있다고 해서 난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아. 자, 순순히 목을 내밀어라. 그러면 새끼들은 살려 주마.”
암퇘지는 알아들었는지 순순히 새끼들에게 젖을 떼고 데네브 앞에 나와서 목을 내밀었다.
조금 뒤, 데네브는 토굴을 나올 수 있었다.
“후아, 힘들다. 오늘은 여기까지.”
데네브는 암퇘지의 고기를 아이템 창에 넣었다. 그리고 동산에서 내려와 마을 입구에 다다랐다.
“로그아웃.”
[5초 뒤 로그아웃을 합니다.
5.
4.
3.
2.
1.]
화악!
다시 눈앞에서 카메라 빛이 번쩍이듯이 번쩍였고 현이는 캡슐에 있는 상태로 돌아왔다.
“후아, 재미있었어.”
캡슐에서 나온 현이는 시계를 보았다. 저녁 8시. 2시간이 지났다. 8시간을 한 것 같은데 말이다.
그것은 현실에서의 1시간을 게임상에서는 4시간으로 설정했기 때문이다.
“후훗, 마음에 들어. 하암, 졸린데? 오늘은 그냥 일찍 자야겠군.”
옷을 벗고 곧장 침대에 들어간 현이. 그의 자는 모습은 5년 만에 편안해 보였다.
2장 대박! 연금술사가 되다(1)
“오오오, 이것은! 수퇘지보다 연하고 맛있는 암퇘지 고기가 아닌가! 맞아, 이게 내가 찾던 거야.”
“핫핫핫! 잡느라고 고생했습니다.”
오늘도 야간 자율학습을 빼먹고 게임을 시작한 현이였다. 아침에 선생님께 꾸중을 심하게 들었지만 오늘도 빼먹은 것이다. 여태까지 게임을 모르고 지내던 현이도 이제는 게임 중독 증세가 보였다.
이 사실을 현동이 알았다면 ‘동무! 동무!’ 하면서 더욱 친근하게 굴었을 것이다. 아무튼 현이는 로그인을 하자마자 론 할아버지를 찾은 후 그에게 암퇘지의 고기를 보여 주었다. 암퇘지를 본 론 할아버지는 곧장 자신의 집으로 같이 들어가게 해 주었다.
“오오, 생각보다 자네는 머리가 좋군. 내가 원하는 걸 찾다니.”
현관문을 닫으면서 론 할아버지는 중얼거렸다.
[퀘스트를 완료하셨습니다. 명성을 얻으셨습니다. 경험치를 얻으셨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
‘엄청나구나! 역시 C급!’
레벨이 무려 20번이나 올랐다. 데네브는 얼른 스탯 창을 열고 스탯을 분배했다.
[힘:12
민첩:6
지력:27
건강:8
지능:13
HP:1,390, MP:1,850
스탯:0
속성:무]
‘이제 좋은 아이템만 맞추면.’
“아, 자네에게 보상을 후하게 해 준다고 했지? 그전에 자네에게 물어볼 것이 있네.”
‘보상이 또 있어?’
“말씀하세요, 할아버지.”
“자네의 레벨을 보니, 이제 전직하고도 남을 것 같구만. 자네, 전직을 무엇으로 할 것인가?”
‘말하는 것에 따라 달라진다. 어떡하지?’
데네브는 직감적으로 알았다. 이것이 전직 퀘스트라는 것을. 그렇다면 론 할아버지는 무엇을 했을까인데…….
데네브는 고심 끝에 그냥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전 마법사를 하고 싶어요.”
“마법사?”
“예, 마법사요.”
“잘됐구나. 내가 가지고 있는 아이템이 마법사들이 입는 것이거든. 잠시만 기다리게.”
론 할아버지는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리고 몇 분이 지나 흰색의 로브와 흑단으로 만들어진 고목 지팡이를 가지고 나왔다.
“이것은 내가 예전에 쓰던 지팡이와 로브라네. 비록 오래되어 낡았지만, 아직 쓸 만할 걸세.”
“감정!”
데네브는 로브와 지팡이를 받아 들고 감정을 해 보았다. 겉보기에 로브는 밑의 자락이 찢어져서 헐렁거렸고, 소매는 보통의 마법사 로브보다 약간 작았다. 또한 지팡이는 뭔가 허름해 보였다.
[연금술사 론의 로브(고대)
시르벤 왕국 궁정 마법사 론이 입었던 로브. 왕실의 문양이 수놓아져 있다. 실 사이에 연금술로 녹인 오리하르콘이 있어 그 어떤 무기도 뚫을 수 없다. 질량에 비해 조금 무겁다.
무게:70
방어력:2,000
마법 방어력:3,000
내구력:500/550
특수 능력:후드를 사용 시 자체적으로 일루전 마법 발동, 후드 안을 어둡게 해서 얼굴을 가릴 수 있음.]
[연금술사 론의 흑단 지팡이(고대)
시르벤 왕국 궁정 마법사 론이 쓰던 지팡이. 지팡이 끝은 미스릴로 된 작고 날카로운 창촉이 박혀 있어 유사시에는 창으로도 쓸 수 있다. 하지만 론은 이것을 솥을 저을 때 썼다.
무게:50
공격력:500
마법력:2,500
내구력:400/400
특수 능력: 마나 회복력 10% 증가.]
“……!!”
‘왜 여기서 고대 급이…….’
“어때? 아직 괜찮지?”
괜찮은 정도가 아니다. 완전 대박 아이템이었다. 고대 급이라니! 일반적으로 아이템의 등급은 노멀―매직―레어―유니크―고대―전설―신 급으로 나눠져 있었다. 유저 제작 아이템은 만든 재료와 유저의 숙련도에 따라 등급이 달라지기 때문에 등급에서 제외되었다.
“어디 한번 입어 보게. 잘 맞는지 봐야 되니까.”
데네브는 얼른 단검을 아이템 창에 넣고, 초보자가 입는 옷 위에 로브를 입었다. 그리고 지팡이도 들어 보았다.
“잘 어울리는군. 잘됐어.”
너무나 잘 어울렸다. 마치 만화에서 나오는 잘생긴 청년 마법사 같았다. 로브를 보살피던 데네브의 눈길이 고정되었다. 로브 양쪽 끝자락에 있는 문양이었다.
“이 문양은?”
“시르벤 왕국 왕실 문양이네.”
양 날개를 쫙 펼치고 날아가려는 듯한 매의 문양이 금실로 수놓아져 번쩍거렸다.
“아, 궁정 마법사이셨습니까?”
로브에 왕실 문양을 수놓을 수 있는 자는 궁정 마법사밖에 없었다.
“아이템을 보고도 모르냐? 못난 놈 같으니, 쯧쯧쯧.”
“아…….”
‘보고도 몰랐네…….’
“그래, 한때는 궁정 마법사였지. 아니, 연금술사였네.”
“연금술사요?”
“그래, 최초의 연금술사다.”
“자세한 이야기를 해 주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