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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화루 1권 13화

第四章 사랑은 가슴이 시킨다(4)





한편 천태성은 검룡 남궁백을 만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단호하게 말하는 천태성.

“그건 안 될 말입니다.”

“당신은 저분이 누구인지 아시오?”

“그건 내 알 바 아닙니다.”

“저분은 중원제일미 나예은 소저란 말이오!”

검룡이 천태성에게 요구한 것은 객잔 안을 비워 달라는 것이었다. 충분한 대가를 지불할 테니 먼저 온 손님들을 내보내 달라는 요구였다.

아마도 검룡은 천태성의 신분을 모르는 듯했다.

‘하아, 어찌하리까? 이걸 작살내 버려?’

천태성은 자신의 앞에서 잔뜩 눈에 힘을 주고 있는 남궁백을 두고 어찌할까 잠시 고민에 빠졌다.

‘여자 뒤꽁무니나 따라다니는 게 자랑이냐?’

확 박살을 내 버리고 자신 앞에 빌게 하고 싶은 충동이 순간적으로 치솟았다가 내려갔다.

속과는 다르게 차분히 말하는 천태성.

“그래도 안 됩니다.”

검집에 손을 가져가며 남궁백은 잘생긴 미간에 ‘내천 자[川]’를 그렸다.

“당신 정말 실력 행사에 들어가야 말을 듣겠소?”

순간 천태성의 머릿속에 이성이 끊어지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투욱.

천태성은 미소 지으며 아주 작게 그리고 스산하게 남궁백의 귀에만 들릴 정도로 속삭였다.

“어디 해보시지.”

“……!!”

갑자기 호랑이의 입 속에 들어온 듯한 기분에 남궁백은 눈을 크게 뜨며 저도 모르게 얼어 붙었다. 급기야 자신의 사지가 모두 잘려나가 버렸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그때 어디선가 따스한 온천수가 흘러가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와 남궁백의 목숨을 살렸다.

“그만하세요. 저희는 아무 데나 앉으면 되요.”

하얀 면사를 쓴 여인과 한 떨기 연꽃을 연상시키는 듯한 여인이 어느새 들어와 있었다. 그리고 그 뒤에는 다섯 명의 무인들이 서 있었다.

면사녀 옆에 있던 여인이 천태성에게 다가오더니 고개를 살짝 숙였다.

“남궁 오라버니가 무례를 끼쳤다면 제가 사과드리겠습니다.”

한 떨기 연꽃을 연상 시키는 그녀, 온후한 인상과 더불어 말투에서 풍겨 나오는 부드러움은 보기보다 다르게 성숙한 느낌이 들게 하였다.

그녀의 이름은 남궁연지.

남궁백의 사촌 동생이자 유리봉황 나예은의 둘도 없는 친구였다. 그리고 그녀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남을 배려하는 깊은 인품과 아름다운 마음씨로 남궁세가의 또 다른 자랑이었다.

‘호오.’

천태성은 탁 털어놓고 감탄했다.

그녀는 아무리 봐도 약관을 넘지 않았을 것 같은 인상이었는데 중년 미부 같은 성숙함과 온화함이 물씬 풍겨 나오자 첫 대면에도 불구하고 호감이 들 정도였다.

‘좋구나.’

마치 따뜻한 봄날 오후에 햇살을 내리쬐고 있는 기분이었다.

남궁연지는 자신이 사과했음에도 불구하고 천태성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자 오해를 하였다.

“남궁 오라버니, 이분께 빨리 사과하세요.”

얼빠져 있다가 급히 제 정신을 차린 남궁백은 포권을 하며 머리를 숙였다.

“죄송하오. 이 남궁 모의 무례함을 넓은 마음으로 용서하시오.”

사과하는 남궁백의 눈동자에는 두려움이라는 감정이 미비하게 스쳐 지나갔다.

천태성은 그제야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남궁연지에게 말을 하였다.

“아닙니다. 저쪽으로 가시지요.”

천태성은 인상을 폈다고 하나 남궁백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한편 남궁백은 식은땀을 흘리며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었다.

‘누구길래 이 검룡을 이 지경까지…….’

남궁백은 친절하게 안내를 하고 있는 천태성의 등을 주시했다.

나예은 일행은 탁자 두 곳을 차지하였는데 한쪽에는 면사를 쓴 나예은과 남궁연지가 다른 한쪽에는 호위인 다섯 명이 앉았다.

이윽고 객잔의 딱딱한 분위기는 어림도 없다는 듯 어디선가 황보현중이 튀어나오더니 나예은 일행에게 주문을 받았다.

“어서 오십시오. 오늘의 특별 메뉴는 구운 멧돼지 요리입니다. 술은 여아홍과 죽엽청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황보현중의 활달함에 남궁연지는 웃음으로 답했고 호위 일행도 굳어 있던 인상들을 모두 풀었다.

“아름다운 누님들 어서 주문들 하시지요.”

미소짓는 황보현중의 하얀 치아가 순간적으로 반짝이는 듯했다.

그런데 낙화루에는 어디를 내놔도 빠지지 않는 초절정 미녀가 오래 전부터 살고 있었다. 그 아름다움만 따지면 무림삼봉과 견주어도 절대 뒤지지 않는 그녀, 바로 식신 소녀였다.

드르르륵.

음식을 먹을 때는 주위에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던 그녀가 음식을 먹다말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여태 없던 행동이라 지켜보던 유장팔이 약간 놀라는 듯했다.

“엇?”

자신의 음식을 들고 일어난 식신 소녀는 나예은이 앉은 탁자에 가서 음식을 놓더니 가타부타 허락도 없이 합석을 해 버렸다. 그와 함께 나예은의 호위와 남궁백은 자리에서 모두 일어나서 뭔가 말을 하려고 하였다.

그때 여태 가만히 있던 면사녀, 나예은이 손을 들어 말렸다. 그리고는 충격적인 말을 내뱉었다.

“오랜만이네요, 혈봉황님.”

정말이지 유리봉황은 목소리만 들어도 반할 정도로 고운 소리였다.

식신 소녀 아니, 혈봉황은 나예은의 말을 무뚝뚝하게 받았다.

“응, 오랜만.”

“혈봉황!”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나예은의 한마디에 경악하면서 혈봉황을 바라보았다.

빼어난 미모였지만 언제나 그놈의 식성 때문에 얼굴에 기름을 덕지덕지 칠하고 다녔던 식신 소녀 유화영.

붉은 옷을 즐겨 입고 장검을 들고 다녔지만 누구 하나 신경 쓰지 않았다, 단 한사람을 빼고는.

그녀는 먹을 때 외에는 별로 주목받지 않던 여인이었다. 그런 그녀가 베일에 가려져 있던 사파의 미녀 혈봉황이었다니 사람들은 충격을 금할 수 없었다.

‘나는 알고 있었어, 알고 있었어. 본 적은 없었지만 무림삼봉 중 하나쯤 된다는 것을…….’

유장팔은 이런 생각을 하면서 행주를 물어뜯었다. 그런데 점점 그의 표정이 울상이 되어 가더니 급기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는 울면서 주방으로 뛰어들어 갔다.

“히이이잉.”

천태성은 그런 유장팔의 모습에 심히 안됐다는 듯 동정의 눈빛으로 바라보며 고개를 숙였다.

“아이구. 우리 유 형 어쩐다?”

예전에는 어떻게 하면 중신을 서서 연결해 줄까 생각했는데 이젠 어찌 하면 위로의 말을 할까 생각 중인 천태성이었다.

혈봉황 유화영은 유장팔이 뛰어들어 가는 모습을 멀뚱히 바라보다가 옆에서 들려오는 꾀꼬리 같은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화영 언니, 소개할게요. 이쪽은 저의 유일한 친구인 남궁연지예요.”

나예은이 소개를 하자 남궁연지는 점잖게 일어서더니 살짝 고개를 숙였다.

“처음 뵙겠습니다. 남궁연지라고 합니다.”

남궁연지가 일어나길래 얼떨결에 따라 일어난 유화영은 예의 무뚝뚝한 말투로 통성명을 하였다.

“유화영이라고 합니다.”

둘이 통성명을 한 후 자리에 앉자 나예은이 유화영을 보며 물었다.

“화영 언니, 여기 어떤 게 제일 맛있나요?”

나예은의 이러한 말투는 평소에는 좀처럼 느끼기 힘든 활달함이 묻어 있었다. 그리고 평상시보다 말수도 많았다.

“여기는 오향장육(五香醬肉)이 제일 맛있다.”

“어머 그런가요? 그럼 여기 오향장육하고 술은 여아홍을 주세요.”

활달하게 응답하는 황보현중.

“네, 알겠습니다. 금방 내오겠습니다.”

나예은이 술을 시키자 남궁연지를 비롯 남궁백 일행들이 놀란 눈으로 바라보았다. 이내 잠자코 있던 남궁연지가 한마디 했다.

“너 술 별로 좋아하지 않잖아.”

“나는 별로 안 좋아해도 여기 화영 언니하고 연지 너는 마실 줄 알잖아.”

나예은의 말에 남궁연지는 함박웃음을 지었다.

“예은아, 너 오늘 기분이 무척 좋은가 보구나.”

어찌 알리, 늘상 원인 모를 우울한 기분에 휩싸여 있다가 얼마 되지 않는 아는 사람을 만났기에 나예은은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여기에 나예은이 오게 된 계기는 남궁연지 때문이었다.

남궁연지는 낙화루에 음식이 맛있다는 소문과 함께 미청년들이 네 명이나 있다길래 친구의 기분도 풀어 줄 겸, 호기심도 들고 해서 나예은과 동행하여 오고 싶었던 것이다.

온화하고 성숙한 이미지의 남궁연지였지만 그녀도 나이가 방년의 나이인지라 이성에 대한 생각은 또래 여인들과 다를 바 없었다.

남궁연지가 나예은에게 전음을 날렸다.

“저기 검은색 옷을 입은 사람 어떻게 생각해?”

검은색 옷을 입은 사람이란 천태성을 두고 하는 소리였다.

오고가는 손님들을 친절하게 대하며 가끔 이쪽으로 시선을 주다가 남궁연지와 눈이 마주치면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

나예은이 남궁연지의 물음에 전음으로 답했다.

“잘생기긴 했네. 그런데 화영 언니 있으니깐 전음은 하지 말자.”

“미안, 알았어. 내가 경솔했다.”

이윽고 나예은은 자신의 면사에 손을 가져가더니 스르륵 벗었다.

그녀의 단순한 이 행동은 주위에 상당한 파급력을 가져왔다.

“허억!”

“이럴 수가!”

호수 같은 커다란 눈망울, 긴 속눈썹과 더불어 오똑하게 솟은 코, 그리고 붉은 입술.

그녀는 청순함과 더불어 사람을 끌어당기는 흡인력까지 갖추었다.

옆에 있던 남궁연지가 걱정스러운 듯 한마디 했다.

“너 그렇게 해도 괜찮겠니? 상당히 피곤해질 텐데.”

“괜찮아.”

나예은은 면사가 음식을 먹는데도 불편했지만 무엇보다 오랜만에 만난 유화영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벗은 것이었다.

남궁연지는 나예은의 그러한 마음을 알았는지 살짝 웃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과거 유리봉황 나예은은 고질적인 병이 있었는데 그것은 가족 외의 사람들은 무조건 멀리하고 보기를 두려워하는 정신적인 병이었다.

마음의 문은 가족이라고 해도 풀 수 없었는데 그녀가 열 살 되던 해에 남궁연지를 만나게 되었다.

나예은은 처음 만남에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남궁연지를 피하며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러나 그러한 나예은의 행동에도 불구하고 남궁연지는 매일 찾아와 그녀와 놀아주었다.

나예은이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앉아 있어도 남궁연지는 활짝 웃으며 재미있었던 이야기를 들려주곤 하였다. 그러한 정성 때문인지 나예은은 점차 남궁연지에게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했고 둘은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던 것이다.

나예은이 유화영에게 물었다.

“여기는 어쩐 일이세요?”

“으음. 여기 음식이 입에 맞아.”

“정말요? 그렇게 맛있나요?”

아무 표정 없던 유화영은 짐짓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조심해, 음식 나오면 나도 모르게 식욕을 주체할 수 없어.”

유화영의 엉뚱함에 남궁연지는 웃음을 터뜨렸고 나예은은 살짝 미소를 그렸다.

“호호호호, 어머! 예은이가 웃었다. 호호호 혈봉황님은 정말 대단하시군요.”

나예은의 미소에 쓰러진 남정네들이 주위에 몇 명 있었다.

유화영은 남궁연지의 말에 이해가 안 간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했다.

오향장육(五香醬肉)은 오향(五香, 회향풀, 계피, 산초, 정향, 진피(귤껍질 말린것))으로 향을 낸 간장에 돼지고기를 조린 후 얇게 잘라낸 요리이다.

드디어 그녀들의 탁자에 음식이 나왔다.

익숙한 솜씨로 접시를 차례로 내려놓는 황보현중.

“자아, 맛있게 드십시오.”

그런데 분명 나예은 일행은 한 접시만 시켰는데 두 접시가 나오자 일행은 황보현중을 의아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러자 황보현중은 싱긋 웃더니 한 접시를 유화영 앞에 떡 하니 놓았다.

“이분은 특별한 손님이거든요.”

그렇게 황보현중이 이해 못할 말을 던지고 주방으로 사라지자 나예은과 남궁연지는 의아한 눈빛으로 유화영을 쳐다보았다.

그런데 유화영은 나예은을 보고 있지 않았다.

그녀의 시선은 오직 오향장육을 향해 번쩍이며 꽂혀 있었다. 그리고 그녀를 주시하고 있는 주위 사람들.

나예은 일행은 객잔 안의 분위기가 이상하게 돌아가자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런 어색함 때문인지 남궁연지는 유화영에게 말을 건냈다.

“혈봉황님은 이 객잔에서 특별 대우를 받나 봐요?”

주위의 단골들은 소리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 어찌할 테냐 식신.’

‘너의 본성을 발휘해!’

‘자, 가는 거야.’

다른 손님들은 음식을 먹으면서 곁눈질로 모두 유화영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예상과 다르게 가만히 보고만 있었다.

부들부들.

탁자 아래로 젓가락을 쥔 유화영의 손이 떨리고 있었다.

그것을 보며 천태성은 고개를 돌리며 키득거렸다.

‘참고 있군. 무림삼봉이라는 것이 걸리는가? 유리봉황 앞이라?’

나예은은 오향장육을 한 점 먹더니 탄성을 질렀다.

“우와, 이거 정말 맛있네.”

남궁연지는 나예은의 말을 듣고 자신도 한 점 먹었다.

“그러네, 맛있어!”

천천히 젓가락을 가져가고 있는 유화영, 솔직히 예전 같았으면 벌써 접시에 코 박고 한 마리 후딱 해치웠을 것이다.

한 점 떼 먹고 오물대는 유화영을 보며 주위 단골들은 입을 딱 벌렸다.

‘이럴 수가!’

‘이건 배신이야!’

갑자기 보고 있던 천태성은 머리에 뭔가 스치고 지나갔다.

손짓으로 황보현중을 부른 천태성은 황보현중의 귀에 대고 뭔가 속삭였다.

“예!”

황보현중은 무슨 말을 들었는지 재빨리 밖으로 달려 나갔다.

음식이 맛있으면 탁자의 분위기는 저절로 사는 법이다.

나예은이 유화영을 보며 한마디 건넸다.

“노야(老爺)께서는 안녕하시죠?”

“응. 잘 지내, 그런데 날 자꾸 귀찮게 해.”

“노야께서요? 왜요?”

“다 컸다고 시집가래.”

푸웁.

옆에서 듣던 남궁연지가 웃겨서 음식을 뱉을 뻔했다.

“호호호호. 혈봉황님 너무 재밌으시다.”

나예은도 고개를 살짝 숙이더니 입을 가리고 미소 지었다.

“오, 우리 예은이가 또 웃었어.”

도무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유화영은 나예은에게 무뚝뚝하게 물었다.

“뭐가 웃겨?”

“아니에요.”

그때 그녀들의 화기애애한 식사를 비집고 들어오는 목소리가 있었다.

“야, 식신!”

입구에서 웬 덩치 큰 사내가 씩씩거리며 서 있었다.

그는 예전에 유화영과 찐빵 먹기에서 대패하여 눈물 흘리며 도망쳤던 사내였다.

유화영은 사내가 불러도 자기는 식신이 아니라는 듯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러자 사내는 유화영 곁으로 뚜벅뚜벅 걸어오더니 검지로 가리키며 또다시 소리쳤다.

“야, 식신! 날 이겼다고 이제 무시하는 것이냐! 좋다 다시 도전하겠다! 내 기필코 식신의 명호를 너로부터 빼앗겠다.”

큰 외침 소리 때문인지 남궁연지와 나예은은 놀란 눈으로 사내를 바라보았고 유화영은 얼굴이 새빨개진 채 고개도 들지 못했다.

‘자, 어떻게 할 테냐.’

‘자, 가는 거야.’

그때 갑자기 주방에서 주동동이 나타났다. 그는 국자에 뭔가 김이 모락모락 나는 것을 담아 가지고 유화영의 앞에 섰다. 그리고는 그녀 앞에 있는 오향장육에 국자의 것을 부었다.

무릎을 굽히며 생긋 웃는 주동동.

“자아, 오늘 특별히 제가 특제 양념을 만들었습니다.”

사아아악.

냄새는 공기를 타고 유화영의 코로, 그리고 그녀의 인내심은 한계에 달했다. 그리고 그녀가 힘들게 붙잡고 있던 이성의 끈은 끊어졌다.

투욱.

“좋다, 너의 대결을 받아들이겠다!”

기다렸다는 듯이 주위 단골들은 모두 약속이나 한 것처럼 일어났다.

“자자, 거세요, 거세요. 사내에게 걸면 일확천금을 노릴 수 있습니다.”

나예은과 남궁백 일행들, 그들은 도무지 이런 상황이 무슨 영문인지 몰라 눈만 동그랗게 뜨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