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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술사 1권(6화)
Chapter 3 이기적인 야수가 되리라(2)


“쿠에에엑!”
어두운 굴 안.
그런 굴 안으로 엄청난 속도로 거대한 짐승이 미친 듯한 속도로 달리고 있었다. 무언가를 쫓고 있었다. 그러나 쫓기는 인영 역시 무척 빨랐다. 마치 굴 안이 제 집인 양, 구조를 완벽히 파악하고 도망치고 있었다.
“흡! 흡! 흡!”
이욱은 호흡을 멈추지 않았다. 한 번 숨을 들이쉬고 내쉴 때마다, 온몸에 힘이 다시 돋아지는 느낌이었다.
그동안 이욱은 몰라보게 변하고 있었다. 헬스로 다져진 탄탄한 근육은, 전투에 좀 더 알맞게 변했다.
주먹을 휘두르기에 좋게 근육이 발달했다. 발을 쓰기에 더 좋게, 몸을 날리기에 더 좋게, 달리기에 더 좋게.
전투에 알맞게 신체가 변하고 있었다.
더욱이 거기다 아무렇게나 풀어진 머리카락과, 덥수룩하게 자란 턱수염과 구레나룻. 그리고 곳곳이 찢어진 남루한 옷차림은 흡사 야인과도 같은 모습을 보였다.
그 누가 21세기의 현대인으로 볼까.
“쿠엑! 엑!”
마치 멧돼지를 연상하게끔 하는 모습의 짐승이 이욱의 뒤를 쫓았다. 멧돼지만큼 저돌적이었으며, 파괴적이었다. 무조건 돌진이었다. 걸리는 방해 요소들은 닥치는 대로 부수고, 짓밟았다.
그런 점에서 얼핏 이욱과 닮은 부분도 있었다.
이욱도 자신의 앞길을 막는 건 부수고 보는 야수였으니까.
팟!
순간 이욱의 신형이 짐승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쿠우욱!”
쾅! 쾅!
이욱이 사라지자, 짐승은 괴성을 질러 대며 벽을 향해 돌진했다.
한 번 부딪칠 때마다 모래가 후드득하고 떨어졌다.
벽이 무너지기라도 할 듯이 흔들렸다.
스윽.
그때, 짐승의 뒤에서 이욱이 조용히 모습을 드러냈다. 어둠 속, 이욱의 눈은 매의 눈처럼 빛나고 있었다. 먹이를 눈앞에 둔 매의 눈빛!
이욱의 손이 높이 올려졌다.
그리고.
푸우우욱!
“꾸어어억!”
데구르르.
짐승은 괴성을 토해 냈다. 마지막 괴성이었다. 괴성을 지른 후, 짐승의 머리는 바닥에 굴렀다.
주루룩!
선명한 붉은 피가 바닥에 흘렀다. 피는 모래를 붉게 물들였다.
단 한 방이었다.
한 방에 짐승의 머리가 매끈하게 잘려 버렸다. 단검 같은 무기도 없는 이욱. 그런 이욱이 어떻게 짐승의 머리를 잘라 냈을까? 답은 이욱의 양손에 있었다.
“좋군.”
이욱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 약 20cm까지 자란 손톱에서 붉은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혹자가 봤으면 경악했으리라.
흉기와도 같은 긴 손톱에서 붉은 피를 뚝뚝 떨어뜨리고 있는 모습은 정말로 섬뜩했으니까.
손톱이 저렇게 빨리 자라기라도 했을까?
아니었다. 이 손톱은 다름 아닌, 털북숭이 몬스터의 손톱이었다. 혹시 몰라 챙겼던 손톱. 그 손톱을 몬스터들의 가죽으로 손에 단단히 동여맨 것이다.
손등부터. 손가락 관절까지.
최대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단단히 묶어 놓았다. 마치 제 손톱처럼. 이욱은 자유롭게 사용하고 있었다. 아주 좋은 무기였다. 웬만한 몬스터들은 단 한 방에 끝장낼 수 있었으니까.
잠시 손톱을 보며 만족스런 미소를 짓던 이욱은 허리를 숙여 짐승의 가죽을 벗겨 내렸다. 전갈을 식량으로 삼는 것보다야 훨씬 나았다. 그래도 멧돼지를 닮은 형상.
거부감이 덜할 수밖에.
짐승의 가죽을 순식간에 벗겨 내고, 먹을 수 있는 부위만 도려냈다. 전갈의 껍데기로 만든 통 안에 꾸역꾸역 눌러 담았다.
이욱은 다시 거대 함정이 설치된 장소로 움직였다. 방금 전에, 이 짐승을 피하면서 동시에 다른 몬스터들을 그쪽으로 가게끔 유인했다.
그럼 함정에 걸린 몬스터들의 수가 많으리라.
쿠우우웅.
장소에 도착한 이욱은 고개를 끄덕였다.
암석이 비켜지고 보이는 모습은 경악 그 자체였다. 말라비틀어져 버린 시체가 곳곳에 널렸고, 방금 죽은 듯, 뜨거운 김이 솔솔 올라오는 시체들도 많았다. 털북숭이 괴물부터, 수많은 거대 독충들. 멧돼지와 늑대를 닮은 몬스터들.
함정에 걸려 죽은 몬스터들의 시체가 굴 안을 꽉 메우고 있었다.
지옥, 완전히 지옥이었다.
그런 지옥을 보며 이욱은 덤덤했다. 무심. 그 자체였다.
“하나, 둘…… 열넷, 열다섯.”
죽은 몬스터들의 수를 세던 이욱이, 문득 살짝 미소를 지었다.
“다 죽였군.”
다 죽였다. 자신이 파악한 굴 안의 몬스터의 수. 약 삼백 마리가, 마지막 굴 끝 쪽에 서식하고 있음을 이욱은 파악했었다. 그런데 오늘 죽인 몬스터들의 수를 합치자, 이미 삼백 마리는 넘고 있었다.
“보이는 건 다 죽였다.”
자신의 눈에 보였던 몬스터들은 다 제거했다. 이젠 좀 더 깊숙이 들어갈 필요가 있었다.
“한 달인가.”
어연 한 달을 이 함정 근처에서 살아왔다. 몬스터들의 위협 속에 잠을 못 이룬 시간이 절반이었다. 살기 위해 다른 생물체를 살육하고. 거기서 식량을 얻고. 이욱은 그렇게 버텨 왔다.
이젠, 더 깊숙이 들어가야 했다.
더 깊숙한 곳에 무엇이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예측되는 무언가도 없다.
그리고 더 위험하리라.
하지만.
자신을 위협해 오는 놈들이 있다면. 먼저 죽이면 된다. 앞길을 막는다면, 죽이면 된다. 무언가 방해가 된다면, 죽이면 된다.
놈들을 죽이고, 내가 산다.
스스로 이기적인 야수가 되리라.

“흡. 흡.”
흥분과 동시에 빠르게 뛰어오르는 맥박. 이욱은 호흡을 내쉬며 몸을 차갑게 식혔다. 새로운 곳으로 간다는 점에 대한 호기심. 그리고 거기서 나오는 두려움. 그로 인해 이욱의 몸은 달아오르고 있었다.
그런 몸을 차갑게 식힐 필요가 있었다.
한 달 동안 생존을 위한 투쟁을 해 오며, 이욱이 절실하게 느낀 점이 있었다.
‘싸움은 흥분하면 되지 않는 것이다.’
흥분한 채로 하는 싸움은 필패였다. 아니, 싸움에 대한 순수한 즐거움의 흥분과는 달랐다. 호기심과 두려움에 흥분하는 싸움이 문제였다.
늘 냉철해야만 했다. 호랑이는 토끼를 잡기 위해서도 최선을 다한다고 한다. 그래야만 했다.
어떤 적이던간에.
적이 약하건, 강하건. 냉철해야 했고, 최선을 다해야만 했다. 그래야 살 수 있다.
이욱에겐 승리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았다. 싸움의 결과는 승리와 패배가 아니라, 살아남과 죽음이었다.
이기면 살아남고, 지면 죽으리라.
그도 그런 것이, 이욱이 지금까지 해 온 싸움은 모두 생존하기 위한 투쟁이었다. 싸움에서 지면 죽을 수밖에 없었다.
대신, 이기면 적이 죽는다. 싸움을 한다는 얘기는 이미 누군가는 죽게 된다는 사실을 의미했다.
적어도, 이욱에게 있어서 싸움이란 그랬다.
저벅저벅.
몸을 차갑게 식힌 이욱은 다시 걸음을 옮겼다. 휑했다. 이미 눈에 보였던 몬스터들은 다 자신의 손에 죽었다. 적어도 더 깊이 들어가기 전까지는 휑하리라.
얼마나 걸었을까.
이욱이 문득 발걸음을 멈추었다.
“마지막이다.”
굴의 끝을 발견했다. 저 눈앞에 보이는 둥그런 통로. 저기를 벗어나면 이 굴을 벗어나게 되리라. 그 생각에 이욱은 속 시원한 감정이 생겼다.
물론 아직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았다.
그래도 이젠 길이 보인다는 생각에, 답답했던 가슴에 숨통이 트이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저곳을 벗어나면 또 어떤 위협이 도사릴지 모른다. 절대로 긴장을 놓아선 안 됐다.
타탓, 탓!
이욱은 달렸다.
그리고 입구를 향해 뛰쳐나갔다.
그 순간,
푸우욱!
대기를 찢어발기며 무언가가 이욱을 향해 맹렬히 쇄도해 들어왔다. 이욱의 눈이 날카롭게 변했다. 그리고 재빨리 손톱을 X 자로 하여 그 무언가를 막았다.
쾅!
엄청난 소리와 함께 이욱은 저 멀리 날아가 벽에 부딪쳤다. 엄청난 충격이었다. 분명 손톱으로 막았음에도 내장이 뒤틀리고, 찢어지는 느낌이었다.
“컥, 커억!”
깊은 곳에서 느껴지는 엄청난 충격에 이욱은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헛구역질과 동시에 토사물이 올라오고 있었다.
“취륵. 취르륵.”
소름 끼치는 소음이 들려왔다. 그 소음의 정체는 다름 아닌 거대한 괴물이었다. 바로 이욱을 공격했던 괴물! 괴물의 모습은 거미 같기도 했으면서 동시에 개미귀신의 형상을 띠고 있었다.
검은색의 털이 무성하게 자리 잡은 다리가 수개, 수십 개가 넘었다. 입에서는 녹색인 침, 아니 침인지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것이 줄줄 흘렀다.
그 크기는 거의 7m에 달하고 있었다.
이욱은 간신히 몸을 일으키며 놈을 살폈다.
“끔찍하군.”
끔찍했다.
정말 괴물의 형상은 끔찍함 그 자체였다. 지금까지 굴에서 보아 온 그 어떤 몬스터들보다 끔찍했다.
“후.”
이욱의 인상이 사납게 구겨졌다. 배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차마 숨쉬기도 힘들었다. 그나마 호흡법을 달리한 점이 이때 유용했다. 어느 정도 몸을 회복시켜 주니까.
“대체.”
이욱은 괴물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
어찌 이런 거대한 생물체가 있을 수 있을까.
영화에서나 보던, 거대 괴수가 아닌가. 소름이 끼침과 동시에 두려움이 밀려온다. 이욱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두려우면, 지는 거다.
지는 거는, 살아남지 못하는 거다. 이욱은 허리를 살짝 숙였다. 그리고 무릎을 살짝 굽혔다. 단 한 방. 저 거대한 놈을 어찌 한 방에 보낼지 미지수였지만.
모든 생명체의 약점은 머리였다.
일단 머리를 노려 볼 생각이었다. 이욱은 침을 줄줄 흘리는 놈을 보며 비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크게 소리 질렀다.
“포효하라. 죽음의 안식을 앞두기 전에. 마음껏 포효하라!”

격돌.
이욱은 빠른 속도로 질주했다. 괴물의 지척에 이른 순간 놀라운 점프력으로 뛰어올랐다.
쾅!
“큭!”
그러나 괴물은 긴 발을 놀려 이욱의 몸을 그대로 쳐 냈다. 이욱이 급히 손톱을 내려 막아 보지만 어쩔 수 없다.
힘의 차이. 그 차이를 이욱은 절실하게 느꼈다.
한 번의 격돌에도, 아니 단지 다리로 쳐 낸 공격에도 충격이 심했다. 내장이 모두 뒤흔들리고 피가 울컥 솟았다. 단 두 번의 부딪침으로. 이욱은 처절하게 망가졌다.
“하악 흡, 흡.”
이욱은 입안에 고인 피를 뱉어 냈다. 정말 절실한 힘의 차이였다. 이 굴 안에서, 처음으로 ‘죽음’이란 단어가 선명해지는 순간이었다.
전갈과 독충의 무차별 공격을 당할 때도.
골렘과 전투를 벌일 때도.
털북숭이 놈들에게 쫓길 때도.
이리 고통스럽지는 않았다. 아니, 이렇게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지금, 저놈에게서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죽음의 향기가 솔솔 풍겨 오고 있었다.
“젠장.”
머릿속에 반짝하고 떠오르는 묘안이 없었다.
이 상황을 타개할 묘안이!
지형지물을 이용한다?
절대 불가능했다. 이곳은 완전히 모래로만 이루어진 사막의 던전이고, 괴물은 이곳에서 생활하는 몬스터였다. 이욱이 어찌할 수 있단 말인가? 만약 함정을 설치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면.
충분히 제압했을지도 몰랐다.
이미 설치한 거대 함정까지의 거리는 여기서 멀었다. 또 보아하니, 놈은 이곳에서 기다렸다는 듯이 바로 공격해 온 점으로 미루어 보아 여기를 지키는 격인 몬스터였다.
거대 함정으로 유인하지는 못하리라.
그렇다고 도망을 친다? 불가했다. 놈은 철저히 입구를 막아섰다. 여기에 들어온 이상 죽이겠다는 얘기였다.
짧은 시간에 수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지만 딱히 좋은 방법은 없었다.
그때.
퍼어억!
이욱의 복부에서 찌릿한 충격이 밀려왔다.
울컥!
“우웩!”
이욱은 충격에 결국 토사물들을 모두 게워 내고 말았다.
“쿨럭. 쿨럭. 캬악, 퉤엣!”
피에 섞인 내장 조각이 눈에 띈다. 내부가 완전히 망신창이가 되고 있었다. 내장이 부서지고 찢어지고, 흔들리고. 이욱은 점점 정신이 혼미해졌다. 그렇지만, 여기서 죽을 수는 없었다.
한 달간의 생존을 위한 노력이 모두 물거품이 되는 게 아닌가!
싸워서 살아남는다.
지금까지 그래 왔고, 앞으로도 계속, 그래야만 했다. 놈과 싸워서 이겨 내야만 했다.
퍼억!
“컥!”
괴물은 긴 다리를 휘둘러 이욱의 복부를 가격했다. 순간 장이 뒤틀리는 고통과 함께 이욱은 볼썽사납게 모래 위를 뒹굴었다.
“끼에엑!”
괴물은 마치 웃음을 내지르는 것 같은 소리를 내며 어슬렁어슬렁 다가왔다. 날카로운 다리를 이용해 단 한 번에 이욱에게 죽음을 선사할 수 있었다. 하지만 괴물은 마치 재미있는 장난감이라도 발견한 듯이 찌르지 않고 때렸다.
“크윽!”
분한 심정이 가득했다. 미개한 생물체임이 분명한데, 이런 굴욕을 당한다는 점이 치욕스러웠다. 죽음의 문턱에 선 먹잇감의 느낌이 이런 것일까!
그때, 이욱의 눈이 날카롭게 빛났다.
‘빈틈!’
놈이 공격을 위해 다리를 들어 올리는 순간. 이욱은 빈틈을 보았다. 그리고 빈틈에서, 생존의 빛을 보았다.
“하압!”
촤악!
이욱의 기합과 동시에 몸을 일으켜 비틀었다.
푸악!
놈의 다리가 베어졌다. 이욱은 몸을 힘껏 돌린 반동을 이용해 앞으로 뛰쳐나갔다.
슬라이딩!
바닥으로 쭉 미끄러지면서 손톱으로 다리들을 잘라 냈다.
“으아압!”
촤촤촤착!
푸악! 푸아악!
수십 개의 다리가 순식간에 잘려 나간다. 단 한 번의 슬라이딩으로, 그 수많은 다리가 몸체에서 떨어지고 있었다.
“키에에에엑!”
놈은 비명을 내질렀다. 고통에 몸서리치고 방방 뛰어다녔다.
쿵쿵! 후드득!
굴이 당장이라도 무너질 듯했다. 이욱은 빙그레 미소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느새 그의 신체는 놈의 푸르죽죽한 피로 뒤덮여 있었다.
“큭, 크크크큭.”
이욱의 입가가 기괴하게 뒤틀리며 웃음이 터져 나왔다. 왼쪽의 다리를 모두 잃고 허우적거리는 놈의 모습이 볼만했던 터였다.
이욱은 멈추지 않았다. 이번에 아예 끝장을 낼 생각이었다. 이욱의 양손이 빠르게 움직였다. 시원하게, 놈의 살을 도려냈다.
푸악, 푸아악!
사방으로 푸르죽죽한 피가 튄다. 그 피를 온몸으로 다 뒤집어쓰며 이욱은 멈추지 않았다. 놈의 살덩어리가 뭉텅뭉텅 잘라졌다. 이욱의 손톱에 의해서.
“끼에에에에엑!”
“포효하라. 마지막 포효다!”
고통의 비명을 내지르는 놈!
그 비명을 들을 때마다 이욱의 입가에는 미소가 번졌다.
“네가 죽는 대신, 난 산다. 난 살아남고, 넌 죽는다!”
이욱은 철저하게 이기적이었다.
생존 앞에서는 모든 이가 이기적일 수밖에 없었다. 내가 살기 위해 남을 죽인다.
그는, 이기적인 야수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