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연재] 그 꽃

[연재] 그 꽃

  • 저자 일기
  • 제공사 다향
  • 출간일 2020-09-11
    • 찜하기
전체 구매 7200 원

책 소개

정말이지 너무나 멀쩡한 얼굴로 태연하게 정신을 빼놓는다. 어이없는 상황에 순간 하려던 말을 잊어버린 정원이 다짜고짜 성질을 부렸다.
“아이, 참! 무슨 말을 할지 까먹었잖아요! 마스터든 아저씨든 지금 그게 무슨 상관이에요! 평소엔 마스터, 기분 나쁘면 사장님, 화가 나면 아저씨! 됐어요?”
“…….”
“왜요, 불만이에요? 불만이 있으면 말을 해 보든가.”
“…….”
“아, 맞다. 사소하다고 했어요? 내가 지금 사소한 문제로 이러는 걸로 보여요? 그런 식으로 사람을 우습게 만들면 안 되죠! 사람이 말을 하는데 들은 척도 하지 않으면, 그게 무시가 아니고 뭔데요? 그런 일이 한두 번이냐고요!”
이젠 대답이고 뭐고 필요 없었다. 정원은 그동안 차마 못 한 말들을 몽땅 쏟아냈다.
“그리고 사장님은 잘 모르시나 본데, 그렇게 가타부타 말도 없이 빤히 쳐다보면 상대방이 얼마나 당황스러운지 알아요? 내가 무슨 큰 잘못이라도 저지른 거 같단 말이죠. 그래요? 그래서 매번 그런 눈으로 사람을 보는 거예요?”
정원으로선 다른 생각이 들지 않았다. 표정도 없이, 아무런 감정도 담지 않고 바라보는, 무심하다 못해 차가운 그의 시선은 사람을 이유도 없이 긴장하게 만들었다.
왜 저렇게 보는 것일까. 뭐가 잘못 됐나? 내가 무슨 실수라도 한 걸까? 정말이지 별별 생각이 다 든다. 아니면 사람을 그토록 무감하게 볼 수는 없었다. 발치에 굴러다니는 돌멩이도 아니고 하물며 사람을 말이다. 저 남자는 자신이 어떤 눈을 하고 있는지 정말 모르는 것일까.

평점 & 리뷰

이책을 평가해주세요!